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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작품분석
김시습(金時習)
`앞부분의 줄거리 요약`
전라도 남원(南原)에 살던 양생(梁生)이란 노총각이 만복사를 찾아가 부처님과 저포놀이를 하여 이긴 후, 소원대로 여자를 하나 짝지어 줄 것을 빈 결과, 불공을 드리러 온 처녀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 정을 나누고 노래를 부르며 놀다가, 새벽이 되자 처녀는 시녀를 먼저 보내고 양생을 자신의 거처로 이끈다. 처녀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시를 주고받으며 이승의 3년에 해당하는 3일을 같이 지낸 후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여기 실린 것은 헤어지는 데서부터 작품 끝까지이다.
술을 다 마시고 나서 서로 헤어질 때가 되었다. 그녀는 은잔 하나를 꺼내어 양생에게 주면서 말했다.
“내일 제 부모님께서 저를 위하여 보련사(寶蓮寺)에서 음식을 베푸실 것입니다. 당신이 저를 진정으로 버리지 않으신다면 도중에 기다렸다가 함께 부모님을 뵙는 것이 어떻습니까”
양생은 대답했다.
“예, 그렇게 하겠소.”
하고는 양생은 이튿날 그녀의 말대로 은잔을 가지고 보련사로 가는 길가에서 기다렸다. 과연 어떤 귀족 한 분이 딸의 대상(大祥)을 치르려고 수레와 말이 길에 잇달리게 보련사를 향하여 가는 것이었다.
그 양반을 따르는 마부는 뜻밖에 한 서생이 은잔을 갖고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주인에게 여쭈었다.
“우리 아가씨 장례 때 광중(壙中)에 같이 묻었던 은잔을 벌써 어떤 사람이 훔쳐서 인간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나이다.”
주인 양반이 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냐”
마부가 대답했다.
“예, 저 서생이 가진 것을 보십시오.”
양반은 타고 가던 말을 즉시 멈추고 양생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은잔을 갖게 된 경위를 물었다. 양생은 그 전날 여인과…
말을 마치고 양반은 먼저 보련사로 향하였다.
옵기에 한시바삐 저승길을 떠나야겠습니다. 운우(雲雨)는 양대(陽臺)에서 개고 오작(烏鵲)은 은하(銀河)에 흩어지매 이제 한 번 하직하면 훗날을 기약할 수 없사오니, 헤어짐에 임하여 아득한 정회 무어라 말씀드리겠나이까”
그녀는 소리를 내어 울었다.
이윽고 사람들이 그녀의 영혼을 전송하였다. 혼은 문 밖으로 나갔는지 얼굴은 보이지 않고 슬픈 소리만이 은은히 들려왔다.
저승길이 바쁘도다 이별이란 웬일이오
비나이다 님이시여 저버리진 마옵소서
애달퍼라, 어머니여! 슬프도다, 아버지여!
나의 신세 어이할꼬 고운 님을 여의도다
아득한 구천 밑에 원한만이 맺히리다.
얼마 있지 않아 남은 소리는 가늘어져서 종말에는 분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녀의 부모는 그제야 이것이 사실임을 알았고, 양생도 그녀가 확실히 양계(陽界)의 사람이 아님을 알자, 더욱더 감상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의 부모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통곡할 뿐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양생에게 말했다.
“그 은잔은 자네에게 맡길 것이고, 또한 내 여식이 소유하고 있던 밭 두어 이랑과 노비 몇 사람이 있으니, 자네는 이것을 맡고 내 여식을 잊지 말아 주게나.”
이튿날 양생은 주육(酒肉)을 갖추어 개령동 옛자취를 찾으니, 과연 새 무덤이 하나 있었다. 양생은 제전(祭奠)을 차려 슬피 울면서 지전(紙錢)을 불사르고 정식으로 장례를 치른 뒤, 조문을 지어 읽었다.
아아! 님이시여! 당신은 어려서부터 성품이 온순하였고, 자라서는 얼굴이 예뻐서 자태는 서시(西施) 같고, 문장은 숙진(淑眞)을 능가하여, 방문 밖에 나가지 않고 가정 모훈(模訓)을 항상 받았었소. 난리를 겪었어도 정조를 지켰는데 왜구를 만나 생명을 잃었소. 황량한 다북쑥에 몸을 의탁하여 밝은 달 피는 꽃에 마음이 슬펐소. 봄바람에 접동새는 슬피 울고, 가을철 비단 부채 무정도 하였소. 어젯밤엔 님을 만나 기쁨을 얻어, 비록 유명(幽明)을 달리했을지라도 실상 운우의 즐거움을 같이하였소.
장차 백년 해로하려 하였는데 별안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