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초판 1쇄 1992년 11월 / 초판 48쇄 1999년 8월
신판 1쇄 1999년 12월 / 신판 42쇄 2009년 12월
열린책들
중편소설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1946년 생으로 은둔의 소설가라고 불리고 있다. 일체의 상을 받는 것도 마다하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좀머 씨가 했던 말,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는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닐까.
책 제목은 `좀머 씨 이야기`인데, 주인공은 좀머 씨가 아닌 것 같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사람은 한 소년. 좀머 씨는 그 소년이 사는 마을에 사는 한 아저씨다. 좀머 씨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전체 분량에서 20%나 나올까.
좀머 씨는 지팡이를 들고 다니며 죽도록 걸어만 다니는 사람이다. 누구와도 말을 하려하지 않고, 오직 걷기만 하는 사람이다. 우박이 무지하게 떨어지던 밤, 소년과 소년의 아버지는 그를 불러 차에 타라고 권한다. 하지만 좀머 씨는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라고 말하며 결코 타지 않고, 뚜벅뚜벅 빠른 걸음으로 자기의 갈길을 간다.
이 소설에서 작가 쥐스킨트는 무얼 말하고자 했을까 소년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좀머 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좀머 씨라는 사람을 내세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소년의 성장소설을 쓰면서 좀머 씨라는 가장의 자신을 만들어 넣은 것이 아닐지.
좀머 씨는 소년이 많이 컸을 때, 물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소년은 그를 막지 못했다. 그냥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분명하고도 똑똑하게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