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파브르 식물기
J.H.파브르
정석형 옮김, 이창복 감수
두레
과학/공학
소설가 김훈이 `공무도하`라는 소설을 쓰고서 홍보차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다. 우연히 인터넷을 떠돌다가 그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그때 김훈이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봤는데, 참으로 말주변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 사람은 말보다는 글로 쑈부(승부)를 쳐야할 사람처럼 보였다.
그건 그렇고, 그 프로그램에 나온 패널 중 한 명이 김훈이 와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공무도하`보다 더 재미있게 요즘 읽은 책이 있는데, 그게 바로 `파브르 식물기`라고 했다. 아니, 그렇게 재미있어 나는 즉각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으로 `파브르 식물기`를 쐈다.
사고 나서, 한 참 동안 내 책꽂이를 지켰다. 처음 몇 장 읽을 땐 재미있었다. 히드라나 가재의 내용은 재미있었다. 과학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유머가 고스란히 녹아 숨쉬었다. 그런데, 식물에는 내가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식물이야기도 참으로 재미있게 재잘거리는데, 근본적으로 나는 식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오래토록 내 책꽂이에 이 책은 꽂혀있었다. 엄마잃은 아이처럼 서글프게 말이다.
미운 놈 떡 하나 준다는 심정인데, 새로운 책들을 읽을 때마다 서럽게 날 바라보고 있는 이 책을 드디어 집어들었다. 그리고 정독하지 않고 통독했다. 왜냐 책은 정말 재미있게 잘 씌여져 있다. 다만, 식물은 내 관심사 밖의 일이란 것이다. 차라리 김훈의 `공무도하`를 사볼껄. 그 괘씸한 패널 때문에 내 아까운 돈 12,000원을 날려보냈다.
식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만한 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