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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글쓰기`
문학의 부재, 그늘진 사회
-김응교 「그늘」을 읽고-
내가 고등학생일 때 나는 문학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그 속에는 도스토예프스키도 있었고 윤동주도 있었고 이상도 있었다. 입시 준비에 치여 고단했던 시간들 속에 문학 시간은 내가 안식처와 같은 편안한 공간이었다. 윤동주의 시를 읽는 것이 좋았고 나태주의 풀꽃에 감동을 받았고 이청준의 눈길을 읽고 이해를 배웠다. 그 시간은 단순히 입시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내가 아주 어렸던 초등학생 시절에도 나는 문학을 참 좋아했다. 시를 좋아했던 내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들려주셨던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아직도 내 귓가에 쟁쟁하게 울려 퍼진다. 나에게 문학이란 이렇듯 삶의 활력소이기도 하며 치유제, 추억 등으로 정리 할 수 있겠다. 지금부터 내가 언급하려는 책 「그늘」은 여러 문학 작품을 리뷰한 에세이집이다. 책 속의 저자 김응교가 리뷰한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며 존경하는 작가와 작품을 다시 한번 감상하며 글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1. 윤동주 「자화상」(1939.9)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하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시를 읽는 첫 감동은, 철저한 단수로서의 자기 인식이 복수적인 타인으로 확대…
2. 무라카미 하루키 「1Q84」(2009)
철학도 예술도, 문화도 없는 각박하고 천박한 사회일 것이다. 최근에 와서 치열해진 경쟁사회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문학은 죽었다. 문학의 부재는 곧 사회의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경쟁사회의 고단한 하루에서 집에 돌아와 윤동주의 시 한편을 읽고 하루키의 소설을 이해하는 낭만사회를 꿈꾼다.
각주)-
김응교, 그늘, 새물결플러스, 2012, 75쪽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