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옥의 냉방 최종판
1. 처마
한옥의 처마는 서양의 건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구조다. 처마 끝에 덧대는 조붓한 지붕인 동시에 볕이나 비를 막는 역할도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해가 높기 때문에 방이나 마루로 길게 들어오는 햇볕을 차단하여 실내온도의 상승을 막고, 해가 낮은 겨울철에는 그 반대로 실내를 따뜻하게 해준다. 특히 비를 효과적으로 막아주기 때문에 습기가 많은 무더운 장마철에도 창이나 문을 열어 환기를 할 수 있다.
처마의 주목적은 벽체나 창호 등을 보호하고 강풍에 들이치는 빗물을 막는데 있다. 그 길이가 길게 내밀어 있는 이유 역시 자연재해나 인공적인 위험으로부터 집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북위 36도를 전후한 북반부에 위치하여 여름은 상당히 덥고 겨울은 매서울 정도로 춥다. 주거 측면에서 보면 여름의 뜨거운 햇볕은 막고, 겨울의 따뜻한 햇살은 잘 받아들이는 집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이 땅에 오랜 세월 뿌리를 내려온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적인 환경에 알맞은 구조적인 장치로 처마를 생각해 냈다. 처마는 깊이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경우 대략 넉자(약 120㎝) 정도가 알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와 깊은 연관이 있다. 즉 하지(夏至) 때의 태양은 지표면과 수직을 이룰 정도로 높지만, 동지(冬至)에 이르면 방안 깊숙이 햇볕이 들어올 정도로 낮아진다. 이처럼 한옥은 햇볕을 막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는 적당한 처마의 깊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처마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에 달구어진 마당 가운데의 기온과 처마 아래의 기온에는 상당한 온도 차이가 생긴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대류현상에 의한 공기의 흐름이 생기면서 바람이 부는 것으로 느껴지게 되는데, 제대로 지은 한옥이 시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가…
2. 기와
3. 마루
4. 벽(황토)
5. 마당
6. 창문
7. 기단
시원하다는 것은 뙤약볕에 내리쪼여 뜨거워진 마당보다는 그늘진 나무 밑이 서늘하기 때문이다. 뙤약볕에 더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그늘의 서늘한 공기가 그 자리를 메우려 옮겨가면서 공기의 흐름을 활발히 일어나게 한다. 뒷동산 그늘에서 서늘한 공기가 흘러 들어오고, 앞마당에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서 자연히 기온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공기의 흐름을 더욱 활발하게 한다.
이 기류가 아주 놀라운 여건을 조성한다. 소문을 들어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충북 진천 연곡리의 보탑사 삼층목탑 동편 약사여래상 앞에 놓인 수박은 사월파일에 올렸는데도 썩지 않고 생생하게 견딘다. 그 해 동짓날에 수박을 잘라 나누어 먹는데 그 때 까지도 수박은 상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기능적 시스템이 상징적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앞마당이 양이면 뒷마당은 음이다. 이 원리에 따라 한옥 마당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
6. 창문
한옥의 창문은 사람이 드나들기 위한 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냉방을 위한 통풍을 위해서 집 구조를 개방된 형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다. 따라서 일반적은 서양 건물들의 방이 사람이 드나들기 위한 문 하나와 창문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면 한옥에는 사람이 드나들기 위한 문이 2개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통풍을 최대화하였다. 또한 마루 뒤쪽의 벽에도 큰 문을 여럿 설치하여 여름에는 열어 통풍을 시킬 수 있게하고 겨울에는 닫아 바람을 막게 하였다.
7. 기단
건축물이 지표와 가까울 경우에 습기가 올라오기 마련이다. 특히 여름에는 눅눅해지기 쉬운데 기단이라고 부르는 댓글을 여러겹 축조하여 높게 만들어 집을 짓 곤했다. 기단을 높게 한 이유는 지면의 습기를 현저하게 줄여서 쾌적하게 살고자 한 이유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