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성매매에 대한 시각과 법적 대책
I. 들어가는 말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prostitution)는 단지 집창촌(集娼村)이나 기지촌에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며, 룸 쌀롱, 증기탕, 안마시술소, 여관, 이발소, 티켓 다방, 보도방, 전화방, 인터넷방, 노래방, 고속도로 등에서도 광범하게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1) 성착취를 위한 인신매매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성매매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집창촌기지촌에서 행해지는 ‘전통형 성매매,’ 향락업소 등에서 겸업적으로 이루어지는 ‘산업형 성매매,’ 그리고 특정 업체에 고용되지도 않고 중간소개자도 없이 행해지는 ‘비고용형 성매매’ 등 여러 유형의 성매매 형태가 존재한다.2) 인신매매나 미성년자와의 성매매의 경우는 형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등에 의거하여 분명한 법적 처벌이 수반되고 있으나, 그 외의 형태의 성매매에 대한 처벌은 사실상 포기상태에 있다고 보인다.
1962년 제정된 이후 수회 개정된 현행 윤락행위등방지법은 성매매에 대한 엄격한 ‘금지주의’와 형사처벌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는 명목적인 선언에 불과하다.3) 이러한 국가의 성매매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근래 들어서야 비로소 본격화되었다. 2000년 벽두에 전개된 김강자 전(前) 종암경찰서장의 미성년자 성매매 단속활동, 2000~2001년에 걸쳐 발생한 군산과 부산 등 윤락가 화재사건 등이 중요한 계기였다. 이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업주 또는 범죄조직의 통제, 업주 또는 범죄조직과 유관 …
II. 성매매의 본질과 대책에 대한 시각 차이
1. 성매매의 본질
(1) 보수적 도덕주의 및 도덕적 여성주의―도덕적 타락으로서의 성매매
성매매와 같은 ‘자발적’-후술할 급진적 여성주의는 성매매에서의 ‘자의’를 인정하지 않지만-인 성매매행위를 바라보는 기본관점과 성매매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1. 성매매의 본질
(1) 보수적 도덕주의 및 도덕적 여성주의―도덕적 타락으로서의 성매매
먼저 성매매에 대한 전통적지배적 이해방식인 “보수적 도덕주의적 접근”(conservative moral approach)7)을 살펴보자. 이 입장은 도덕, 가족, 사회안전 등에 대한 전통적보수적 관념에 기초하고 있는데, 성매매는 비도덕적인 행위이므로 법은 이를 명시적으로건 묵시적으로건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성매매는 성을 상품화하여 인격과 도덕을 해치는 사회악이며, 이를 기초로 성병 파급이나 각종의 다른 범죄가 확산되므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대상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성매매여성은 도덕의 타락을 일으키고 가정과 사회에 위험을 야기하는 타락한 인간으로 간주된다.8) 성매매 추방을 위해 투쟁을 최초로 전개한 조세핀 버틀러 등 19세기 여성주의자들도 이러한 관념을 공유하고 있었다(“도덕적 페미니즘”).9)
현재 우리 사회에 이러한 도덕주의적 접근을 공식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여성주의 단체는 없지만, 과거 70~80년대 우리 사회의 성매매 반대운동에는 이 입장이 강력하게 깔려 있었고,10) 현재의 성매매 반대 여성운동가-특히 기독교적 교리에 입각한 경우11)-의 관념이나 성매매에 대한 대중적 관념 속에는 이러한 도덕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입장에 따를 경우 성매매는 강요된 것이건 자발적인 것이건 간에 비도덕적인 것이므로 법적으로도 금지되어야 한다.12) “윤락”(淪落)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현행 윤락행위등방지법은 도덕주의적 관념을 잘 보여주는데, 동법 제1조는 동법이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윤락행위를 방지하고 윤락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는 자를 선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성매매 쌍방을 모두 처벌하고 있다(제26조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