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백석의 향토적 정취
1.서론
백석의 시집을 처음 접해본 순간 으레 그러듯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았다. 일반적으로 접해보는 시들에 비해 시가 길고 산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백석의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의 방언이 고스란히 시에 녹아들어 있어 요즘 세대의 독자에게 읽히기는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차분히 시를 읽어 감에 있어 때 묻지 않은 토속적인 농촌공동체적 느낌이 나를 시에 녹아들게 하여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였다. 예컨대 백석의 ‘여우난골족’이라는 시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큰집에 모인 가족들 이야기를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것으로, 지금의 명절날이나 되면 모이는 대가족의 훈훈한 풍경을 잘 묘사한 것 같다. 백석의 시에서는 특히 이러한 향토적인 분위기의 시를 어린아이의 시선으로서 순수하고, 방언으로서 구수하게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비록 이 시절은 직접 경험해 보지는 않았어도, 우리네 어린 시절의 정서가 머릿속으로 그려지고 마음속으로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다수의 시가 방언을 그대로 시에 인용하고 토속적이며 향토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가고 있는데, 이러한 작품들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은’이라는 작품에서는 시인의 사랑과 삶의 고뇌가 요즘세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어떠한 배경과 연유에서 쓰여졌는지 궁금해졌다.
2.본론
백석시에 있어 고향의 정경과 아름다운 시어들로 옛 정취를 그리게 하는 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고야(古夜)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느 산골짜기에서
소를 잡어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 아래 고래 같은 기와 집…
(1) 토속적인 서민정신
(2) 문명의 세례를 받지 않은 토속적 인물들
(3) 식생활에 관한 시어
표출되어 있다. 그의 시는 거의 대부분이 토착어로 이루어져 있다. 그의 전작품에서 한자어나 그 밖의 외래어 사용은 극히 제한되어 있는데 토착어로 일관되어 있는 그의 시에서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평북방언들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백석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인 방언들은 의도적으로 썼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있다. 왜냐하면 그가 시를 발표한 1930년대 후반이 이미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제정 이후라는 사실과 아오야마 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음 에도 불구하고 방언을 고집하는 것은 그의 신념이 있었기에 써졌을 것이라 생각 할 수 있다.
(2) 문명의 세례를 받지 않은 토속적 인물들
백석의 시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백석의 시에서만큼 많은 인물들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와 같이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토속적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그의 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구적 합리주의라든가 근대문명이 가져온 편의주의 정신에 의하여 살아갈 줄 모르는, 토속적인 인물들인 것이다. 그 인물들이 드러내는 궁극적 의미는 백석의 고향의식과 관련된다. 백석은 삶의 원초적 뿌리에 대한 애착을 체질적으로 타고난 시인인 듯하다. 이와 같은 백석의 인물들은 대개가 친족처럼 정분으로 맺어져 있을 뿐 결코 타산적인 이해관계에 의하여 움직이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이 인물들은, 잘나고 높은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서민적인점 ,인물들의 터전 혹은 배경이 농촌이나 산골이라는 점, 성격이 한결같이 순박하다는 사실. 이 점은 백석의 대표작 `여우난골족`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3) 식생활에 관한 시어
백석의 시에서 평북방언과 함께 주목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식생활에 관한 무수한 시어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선, 떡 ,산나물, 질게(‘반찬’의 방언)등 음식물에 관한 시어가 그의 시 대부분에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첫째, 그의 시에서 음식물에 관한 시어는 그 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