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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문화 `독자 투고` - 『컨설턴트』
『컨설턴트』는 ‘임성순’이라는 신인 작가의 첫 작품으로, 세계일보에서 수여하는 세계문학상을 여섯 번째로 수상한 작품이다. 참고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는 선덕여왕으로 유명한 『미실』, 영화로 상영된 『아내가 결혼했다』 등의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문체가 가벼운 느낌이 있지만 단편적인 내용들이 엮이고 의미가 부여되는 부분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프랑스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한국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작품은 ‘회사’라는 상징이 사용된 작품인데, 두 번째세 번째 작품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악의 평범성`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속에서 사람들이 구입한 핸드폰 속에 들어있는 금속들은 콩고를 내전 속에 몰아넣고, 수만 명의 사람들을 극한의 노동 속에서 죽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보통 평범한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아는 사람들 역시 자신들은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일 뿐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에서 이러한 현실은 ‘회사’를 비롯하여 특정한 상징적 모습으로 드러난다. 사람을 죽이는 작업을 하는 회사, 그러한 회사의 살인을 계획하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컨설팅을 하는 주인공, 회사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 이 작품에서는 이처럼 살인을 조작하는 회사가 우리의 일상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우리의 어떤 소비와 어떤 행동들이 타인을 죽게 만드는 살인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회사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 역시 회사를 위해 일하지만 단지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들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의 죽음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누군가의 죽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말이다.
‘지식’이라고 하면 …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쉽게 접하기 어렵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컨설턴트』라는 소설은 우리들의 무관심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또한 단순한 사실을 넘어서 우리들의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며, 진중권 교수가 말하는 속좁은 이해관계를 넘어서 정말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반드시 갖추어야 할 ‘앎’, 즉 성찰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앎이 바로 곧바로 어떠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살인은 모두 정당한 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며 합리적인 판단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피비린내에 겨운 행복`들을 `받아들이거나 체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 글에서 작가는 그러한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회 속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한계를 지적한다.
다들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군에서 배운 것은 그것이었으니까. 결코 남들보다 튀어서도, 그렇다고 처져서도 안 된다.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다윈은 그걸 적자생존이라 불렀고, 아담 스미스는 시장이라고 불렀고, 군대에서 그걸 적응과 개념이라고 불렀으며, 사회에서는 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근대성과 이성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성적합리적이며, 정당한 행위들이 모순적으로 타인의 죽음의 원인이 되고, 각종 사회문제의 근본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의 고객으로 등장하는 ‘갑’은 주식 투자라는 이름으로 옥수수를 매점매석하지만, 그 결과 아프리카의 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죽게 된다. 그러나 ‘갑’은 이익을 추구하는 이성적합리적 존재일 뿐이며, 죽음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근대성과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의 모순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은 무엇일까
『컨설턴트』에서는 그에 대한 답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설정한 살인의 주체가 ‘회사’라는 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