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Report
(24시티 감상문 및 느낀점)
24시티
<24시티>는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인 420팩토리가 군수산업의 하락세로 인해 철거 되고 그 자리에 대신 ‘24시티’라는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오게 된 청도를 배경으로 하며, 일을 하기위해 고향을 등지고 청도로 이주해 온 사람들부터, 공장 노동자의 자식들까지 몇 세대에 걸친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본 나는 <24시티>를 보는 처음 몇 분 동안 은 꽤 당황스러웠고 그 낯선 기분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24시티>는 영화라 기 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주 연기자, 보조 연기자가 설정되어 구성된 이야기에 맞게 대화하고 움직이는 것을 담아낸 보통의 영화들과 달리 <24시티> 에는 주연도 조연도 없었 고 이렇다 할 큰 스토리와 움직임 또한 드러나지 않았다. 그저 420팩토리와 관련된 여덟 명의 사람들이 나와 각자의 무작위적인 인생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우습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듯 그들의 말이 끝날 때마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들의 이야기란 사실 ‘별 것’ 아니었다. 물론 공장으로 이주하면서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 니 혹은 가족들과의 이별 등 가슴 아픈 사정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였 고 늘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는지 대부분 별것 아니게 느껴 졌다. 사실 이 부분에서 나는 아직도 의문을 해결하지 못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래서 지아장커가 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머릿 속에 맴돌았고,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평론들을 전부 읽어봐도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들 입을 모아 ‘거장’이다 ‘걸작’이다 했다. 하지만 나는 도무지 이 영화가 왜 ‘걸작’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연기자와 실제 인물을 교…
초반부에 공장 이주로 인해 14년 만에 가족들을 만났지만 곧 떠나와야 했던 여자와 공장 으로 가는 배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생계를 위해 가족과 함께 사는 가장 기초적인 행복조차 박탈당한 사람들을 통해 빈부 격차 혹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장에 일하러 왔지만 결국 공장이 다시 그 사람들을 내치는 현실을 비판 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영화 후반부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둔 자녀 둘이 나오는데, 둘 모두 부모님의 전철을 밟기 싫어 공장을 나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고 있었고, 마지막 여자는 심지어 24시티가 완공되면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청도의 모습은 사라지지만 너는 나의 삶을 찬란하게 해주었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가득 묻은 말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났다. 만약 내가 생각했던 주제였다면 영화는 부모님이 쫓겨나 서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해서 결국 다시 부모님의 전철을 밟게 되는 불행한 자녀들을 등장시켜 가난의 대물림을 보여줄 테지만 <24시티>는 그렇지 않았다.
아직도 나는 의문이 한 가득이지만 그럼에도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감독은 그저 중국의 현 실을 비추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이다. 어떠한 개입도 없이 중국은 이렇게 변화해 왔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다는 것을 역사책처럼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어떤 판단을 떠넘기지도 않는다. 그저 중국의 변모를 관객 역시도 그냥 봐주길 바랄 뿐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영화의 내용을 좀 잊을 때 쯤 이 걸 기억하고 마음을 텅 비운 채로 한번 꼭 다시 보고 싶다. 그 때는 또 어떤 마음이 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