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국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사 개혁 문제
1. 공급자로서의 교사 담론의 문제
한국교육에서 시민사회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에서 시장으로의 이양’은 자유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중상주의적인 것이다.(정민승,1995) 이러한 중상주의 정책은 오히려 변화하는 국면에서 관료들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펼쳐지며 오히려 시민사회에 대한 통제를 가속화한다. 예컨대, 대학평가를 통해 예산을 차등지급하게 함으로써 중앙교육정책의 일방적 수용을 가속화하고, 대학내부의 시민사회 성장을 어렵게 한다. 이들 정책은 과거 중앙권위주의 통제방식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중상주의적 통제방식으로 변형시킴으로써 변화된 상황에서 더욱 중앙통제를 용이하게 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2. 한국 교원노동시장의 특징과 교사개혁의 문제
한국 교원노동시장의 특성은 앞에서 과잉성장국가로서의 한국사회가 갖는 일반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즉, 지나칠 정도로 과도한 관료적 통제에 의해 지배되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중앙국가는 노동시장의 수요자로서 거의 독점적 또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장악하고 있다. 중앙국가는 초등학교의 경우 거의 99%, 중학교는 77%, 고등학교는 45%, 대학은 25%에 이르는 수요를 장악한다. 그리고 국가는 공공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사립학교에 대해서도 수요의 지배상태를 유지하였다.
둘째, 중앙국가가 국공립 초중고의 공급시장마저 장악하고 있다. 1990년초까지만 해도 중앙국가는 교원의 양성을 위한 독점적 공급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으며, 이후에 사립학교 출신자들의 헌법소원을 통해서 이것의 위헌성이 확인되자 사립학교 출신자들에 대한 교원임용을 열었다. 그러나 대학 양성과정에 대한 규제는 사범대학 평가제도를 통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셋째, 중앙국가가 아닌 사립학교에서의 교원노동시장은 전(前)자본주의 또는 천민…
3. 수요자 중심 논리와 교사
이며 공급자는 정권, 교육관료, 사학재단, 그리고 교사이다. 수요자 중심 교육학과 학습자 중심 교육학은 분명히 다르다. 학습자 중심 교육학이 학부모의 권리를 학생의 대리권으로 보고, 교사의 권리를 학습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공공위임적 권한으로 보는 순차적인 논리를 담고 있는 데에 비하여 수요자 중심 교육학에서는 학부모의 대리권은 ‘돈을 낸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것으로 격상되며, 기업의 권리도 강화된다. 교사들은 권리 주체로서가 아니라 권리 객체로서 대상화된다. 먼저 학생을 수요자로 교사를 공급자로 보는 견해는 학생의 요구를 거절하는 교사의 행위를 손님의 요구를 거절하는(그래서 불친절한) 음식점 주인의 행위와 동일시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수요자 중심 교육학은 학생보다는 학부모의 수요자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돈을 직접 지불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과중한 사부담(공·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나라에서 학부모의 수요자성은 상당한 지지를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학부모의 수요자 담론이 교육부로부터 국정교과서를 자유발행제로 돌리는 것이나 교육부장관에 대한 학부모 소환권을 갖게 되는 것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앙권력에 대해 형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하급관리와 교사들에 대한 권한에 대항하는 방편으로서 주창된다. 예컨대, 교육개혁 우수사례로 발표되었던 경기도 산본의 궁내초등학교 담임 배정사례를 통해 학부모의 수요자성 논리가 갖는 문제를 분석해 보자. 시범학교였던 궁내초등학교의 학급(담임) 선택제는 학급배정희망서를 학부모에게 제시하고 가능한 복수선택하게 한 뒤 추첨·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교육수요자 위원회를 조직하여 담임 배정에 관한 핵심적 권한을 가지도록 하였다. 교육수요자위원회는 담임의 학급경영을 직접 평가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로서 학교장에 의해 설치된 것이다. 이 교육수요자위원회는 학교운영위원회와는 다르며, 학부모회의 대표성도 불분명하며, 교사의 전문직성도 없다. 오직 학부모의 선택만이 담임 경영을 포괄적으로 지배하게 하는 구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