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사회주의 붕괴에 대한 북한의 시각과 선군 정치
1. 사회주의권 붕괴와 북한의 위기
선군정치는 사회주의권 붕괴,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 심각한 자연재해로 인한 최악의 경제난,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 우려,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체제위기에 처한 북한이 난관을 극복하기위해 들고 나온 전략적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소련의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에 따라 김정일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정당성(legitimacy)과 정체성(identity)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김정일은 소련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회주의 형제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왜 사회주의를 유지, 고수해야 하는지를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음으로 김일성 없는 김정일 체제를 조기에 정착시키고, 그의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체제위기의 근본문제인 식량난, 외화난, 에너지난을 극복하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고 있었다. 부자 권력승계에 따른 정통성의 부족을 효율성으로 만회해야 하는 김정일로서는 당장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들의 배를 채우는 데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할 정도로 북한 경제는 매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이러한 1990 년대의 위기는 북한이 일찍이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체제수호담론(體制守護談論)으로 제시된 것이 주체사상에 기초한 ‘우리식 사회주의(Our Own Style Socialism)’ 이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실현방식으로서 군을 정치의 전면에 내세워 체제수호 및 국가관리의 정치방식으로 등장한 것이 선군정치라 할 수 있다.
2. 사회주의권 붕괴에 대한 북한의 시각
북한은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이 해체되고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구 공산체제가 붕괴된 것은 군…
당건설의 혁명적 원칙을 포기하기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둘째, 당 건설과 활동에서 주체를 세우지 못한 것 셋째, 사회주의 사상의 순결성을 확고히 고수하지 못한 것 넷째, 당 영도의 계승문제를 옳게 해결하지 못한 것 등을 지적했다.
이후 사회주의권 붕괴 책임은 시간이 흐를수록 제국주의자들과 군부를 포함한 사회주의 배신자들에게 돌려진다.
김정일은 1993년 3월 당 기관지 <근로자>에 발표한 담화 <사회주의에 대한 훼방은 허용될 수 없다>를 통해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는 “제국주의자들과 반혁명세력의 공모?결탁의 산물이며 제국주의 사상문화 침투와 우경 기회주의 사상의 부식작용의 결과이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내부에서 생긴 사회주의 배신자들의 반혁명적 책동”이라면서 이러한 책동에 당은 물론 군부가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한편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1995년 12월 30일자에서 소련이 붕괴한 것은 1950년대 ‘현대수정주의자’들의 스탈린 격하운동에서 비롯됐다면서, “이들은 수령과 혁명 선배들을 모독하고 그들의 업적을 말살하는 배신행위를 감행함으로써 사회주의 붕괴의 시초를 열어 놓았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사회주의 붕괴의 시초를 열어놓은 현대 수정주의자들의 책동>이란 기사에서 레닌의 후계자 스탈린을 ‘사회주의 수호자’로 높이 평가하면서 1953년 스탈린 사망 후 갖은 음모적 방법으로 소련에서 최고 권력을 장악한 현대수정주의자들의 책동은 “소련 존재의 사상적 기초였던 공산주의 이념을 허물고 소련 붕괴의 시초를 열어놓은 반혁명적 노선”이며 “소련 붕괴는 (군대가) 수령의 권위를 보위하지 못하고 수령의 업적을 철저히 옹호?고수하지 못하면 사회주의를 지켜낼 수 없다는 피의 교훈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사회주의 배신자란 사회주의 체제 허물기에 앞장서거나 사회주의 타파를 지지하거나 이에 적극 가담한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지적들은 ‘과학으로서의 사회주의’가 좌절, 붕괴된 것이 아니라 ‘변질된 사회주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