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해이 현상과 해결 방법
1. 도덕적 해이의 개념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란 원래 보험업계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보험가입자가 보험에 가입한 후 고의 또는 부주의로 사고의 가능성 또는 사고금액을 높여 보험회사에게 피해를 주는 경향을 의미한다. 의료보험 가입자가 보험이 없다면 고통을 참거나 값이 저렴한 약을 복용하여 해결할 만한 병에도 값이 비싼 병원치료를 선택하는 것,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미가입자보다 자동차 운전을 부주의하게 하여 사고확률과 사고금액을 높이는 경향 등이 좋은 예이다. 화재보험 가입자나 생명보험의 수익자가 보험금을 노려 고의로 방화나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도 도덕적 해이의 예가 된다.
보험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사전적 도덕적 해이와 사후적 도덕적 해이로 나누기도 한다. 사전적 도덕적 해이란 부주의한 운전이나 화재에 대한 경각심 해이등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사고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하여 사고의 확률과 사고금액을 높이는 행위이고, 사후적 도덕적 해이란 화재발생후 늑장신고나 과장보고로 피해를 키우는 등 사고 발생 후에 일어나는 사고금액을 높이는 행위를 일컫는다.
경제학에서는 도덕적 해이의 의미를 보험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정보비대칭이 있는 상황에서 한 경제주체가 다른 경제주체에게 돌아갈 이익을 가로채거나 비용을 전가시키는 행위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한다.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란 일부 거래당사자에게 정보가 완전히 개방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예를 들면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는 운전자의 운전 실력 또는 얼마나 조심하여 운전하는지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인 운전자 본인보다 잘 알지 못한다.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한다는 것은 완전경쟁시장의 조건들 중의 하나인 ‘완전한 정보’를 위배하는 것이므로, 자원배분이 파레토 효율적으로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비용과 효익을 발생시킨 경제주체를 알지 못하여 책임 소재를 …(생략)
2. 여러 가지 도덕적 해이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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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 몇 가지 전형적인 예를 들기로 한다. 이 예들은 모두 경제논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제시스템에서 어떻게 자원배분이 비효율적으로 되고 동시에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앞에서 제시한 분석방법을 사용하여 다음의 예들을 분석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맡기기로 한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분야는 보험이다. 보험은 여러 사람이 적은 금액의 보험료를 내어 사고를 당한 소수에게 큰 보험금을 지불하는 제도이므로 위에서 설명한 아파트 난방의 경우와 여러 가지로 유사한 상황이다. 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가입하지 아니한 사람보다 의료서비스를 더 많이 소비한다던가 화재보험에 가입한 집은 가입하지 않은 집보다 화재예방과 화재피해를 줄이는 조치를 소홀히 하는 것 등이 흔히 거론되는 예이다. 그밖에도 거의 모든 보험에서 도덕적 해이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수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정부에서 구호금품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면 수해발생이 잦으나 땅 값이 싼 지역에 적정수준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게되는데, 그 이유는 정부의 보조금이 수해로부터의 손실을 경감시켜 수해빈발지역에 사는데 따르는 한계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보조가 없었으면 수해가 싫어 이사갔을 사람을 그대로 눌러 앉게 하고 그 지역에 살지 않던 사람들 중에서도 수해지역으로 이사오려는 사람이 생겨나 수해지역의 주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따라서 수해가 일어나면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하고 국민들은 더욱 많은 수해보조금을 부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수해보조금이라는 인도적이나 시장경제원리에는 어긋나는 정책을 시행한 결과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여 수해피해가 커지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낮아지게 되었다. 이 경우에는 보조금이 보험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앞에서 설명한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은 관련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도덕적 해이를 하도록 부추긴다. 부도유예협약과 같은 구제금융은 채무자로 하여금 최선을 다하여 원금과 이자를 갚도록 노력할 동기를 없애고,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