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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서사와 인식론
1. 들어가며
역사서술의 사실주의가 지닌 시적인 속성은 다큐멘터리의 진실 주장에 새로운 관점을 도입한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적인 현실 재현에서 어느 매체나 양식보다 우월한 지위를 누려왔다. 우선 영화란 매체 자체가 지닌 과학적인(객관적인) 기록의 가능성은 발명된 초기 단계부터 각광을 받았다. 인간의 눈은 불완전하지만 카메라의 눈은 인간의 눈이 지닌 한계를 뛰어넘어 사실을 그대로 기록해낼 수 있다는 믿음은 영화라는 매체가 과학적인 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었다.
사물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믿는 영화의 사실주의는 일종의 인식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영화가 가진 과학적인(객관적인) 기록의 가능성을 어떤 미학적 태도보다도 신뢰하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진실>을 말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를 알 수 있는 유일한 표상>의 지위를 스스로 공표하는 것이다.
“<사실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사실주의의 토대위에서 실제로 있었던 그대로 사물을 보거나 현실에 대한 명백한 이해로부터 타당한 결론을 끌어내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본질적인 <사실주의>는 바로 인식론적이며 윤리적인 것이었다.”
2. 사실주의 인식론에 기반한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역시 이러한 사실주의의 인식론에 기반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인식론은 극영화의 사실주의 보다 더 사실주의의 원형에 접근해 있다. 왜냐하면 다큐멘터리가 재현하는 세계는 극영화와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극영화의 사실주의가 제시하는 그럴듯한 세계가 본질적으로 허구적 세계임에 반해 다큐멘터리가 지시하는 …
앞에서 화이트가 시적 언어의 수사법을 역사서술의 문체에 적용한 것 처럼 빌 니콜스는 서사, 역사, 신화의 축과 각각의 반대 축을 수사학의 비유법으로도 표현한다. 서사는 은유적 표상이다. 그것은 현실세계와 유사성의
의미작용을 사실들의 체계로 간주한다.
역사와 서사, 신화의 3가지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인물을 텍스트 내부에서 구축하는지 살펴보자. 다큐멘터리가 한 인물을 다룰때 그 인물은 역사의 영역에서 현실 세계의 인물(social actor)을 지시한다. 그 인물은 역사 공간에 실재하거나 실재했던 특정한 대상인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지시하는 현실 세계의 인물은 그 자체로 드러나지 않는다. 현실 세계의 인물은 서사의 영역에서 일정한 서사기능을 부여받은 극중 인물(narrative character)이 된다. 주인공이나 조력자, 또는 방해자의 기능을 부여받고 서사의 연쇄내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신화의 영역에서 인물은 이상적인 인간형(mythic persona)으로 표상된다. 역사적 공간의 인물은 현실 세계의 시간과 공간이 지닌 국지성에서 벗어나 정서적, 도덕적 동일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 세계의 인물이 시각적으로 영화에서 제시될 때 그는 서사적 인물과 신화적 인물을 통해 드러나며, 역으로 인물의 현실성(역사성)은 서사와 신화가 다루는 기호적 실체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서사, 역사, 신화 이 세가지 축은 각각의 대척점을 지니고 있다. 서사는 반 서사와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반 서사는 고전적 서사를 공격하는 해체된 서사의 전략이다. 단 하나의 가능성과 사건의 위계를 지우는 고전적 서사에 반해 반 서사는 모든 선택들을 동등하고 타당하게 취급한다. 역사의 반대방향에는 자기반영성이 존재한다. 자기반영성(혹은 성찰성)은, 역사가 담론의 흔적을 지움에 반해 의미가 생산되는 과정을 중시한다. 신화가 대상을 탈역사적인 존재로 바꾸어 놓는 것에 반해 반 신화는 대상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이질적인 속성들을 병치시킨다.
앞에서 화이트가 시적 언어의 수사법을 역사서술의 문체에 적용한 것 처럼 빌 니콜스는 서사, 역사, 신화의 축과 각각의 반대 축을 수사학의 비유법으로도 표현한다. 서사는 은유적 표상이다. 그것은 현실세계와 유사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