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자활지원법 제정의 쟁점과 과제
Ⅰ. 문제제기
지난 10년간 우리사회는 일종의 ‘복지확장’을 경험하였으며, 이 기간 동안 많은 제도가 법제화되었다. 이는 수십 년 간의 복지공백을 감안할 때,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복지확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정책 간 관계를 조정하는 노력은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대부분의 개별제도는 지출규모가 작아 중복과 충돌의 개연성이 낮았다는 점에서 그리 시급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우리사회의 복지정책은 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당장에는 그 문제점이 미미해 보일지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결하기 힘든 문제로 고착화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제도는 설사 문제점이 있더라도 개혁에 저항하는 자기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오랜 시간을 거쳐 경험한 점일 것이다. 자활지원제도 개편 또한 이러한 경험을 잘 말해주고 있다.
자활지원제도 개편은 지난한 논쟁과정을 거쳐 왔다. 흥미로운 것은, 초기에 자활사업에 국한해서 이루어지던 논쟁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어 기초생활보장제도 전반에 걸친 개편논쟁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는 자활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개편작업이 그것을 규정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피해갈 수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자활지원제도 개편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첫째, 자활지원제도를 개편하는 문제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편하는 문제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둘째, 자활지원제도가 근로빈곤층의 인적자본개발과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자활지원제도 개편을 둘러싼 쟁점과 과제로서 이 두 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Ⅱ. 자활지원제도 개편논의의 경과
1. 왜 개편이 지체되고 있는가
지난 7년간 자활…
이후의 제도화 과정에서 동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자활지원제도 개편이 지체된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던 것이다.
둘째, 자활지원제도 개편이 지체된 또 다른 이유는 이미 실시되고 있는 제도의 관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도입당시 생활보호제도에 비해 매우 복잡한 제도였으며, 그것을 행정일선에 정착시키는 과정이 여간 고되지 않았다. 수급자에 대한 엄격한 자산조사와 부양의무자에 대한 조사 등을 채 1년도 되지 않는 짧은 과정에 마치기란 매우 힘들었던 것이다. 1999년 9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제정되었고, 2000년 상반기에 자활사업과 관련된 시행령이 구체화되었으며, 2000년 10월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던 것이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었는가를 잘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자활사업에 대한 비판은 이미 2001년부터 제기되기 시작하였으며, 제도개편방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던 2003년은 제도가 시행된 지 불과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따라서 제도가 정착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제도를 개편할 경우 행정일선에서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것이 제도개편이 동력을 상실하게 된 현실적인 이유였던 것이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원인만으로 자활지원제도 개편이 지체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두 요인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제도개편의 동력을 약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 제도개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지적이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자활사업을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생산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지적해야 할 것이다. 이는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외부로 들어나기 전까지 제도평가에 기초한 개편논의가 갑론을박식의 논쟁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점을 말해준다. 하지만 불과 1~2년도 지나지 않아 자활사업이 기대와 달리 작동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