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십이야에 나타난 복장전환의 의미와 양성성
Ⅰ. 서론
최근 르네상스 드라마 연구에서 복장전환 문제는 주요한 논점이 되고 있다. 복장전환은 르네상스 시대의 복잡한 문화 현상과 남성과 여성의 관계와 당대의 문화에서 진행되었던 갈등과 불안을 효과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장전환은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 위계질서를 교란 시키고 성별 구분체계의 당위성을 희석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여성이 여성으로만이 아니라 한 단계 도약하여 인간으로 대우 받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페미니스트 비평의 관심사로 부각되었다. 이는 르네상스 영국사회에서는 가부장제에 대한 수많은 도전과 봉쇄가 진행되면서 남성중심의 사회에 젠더 관계에 대한 불안이 야기되었는데 이는 당대의 문학작품에 반영되어있다. 여기에서는 복장전환이라는 극적 장치에 내포된 의미와 소년 배우들이 여자 역할을 맡았던 그 당시 극장관례로 볼 때 여자 역을 맡은 소년 배우가 다시 남자로 변장을 하는 이중의 성적 전환은 물론이고 다시 남장을 버리고 여자로 돌아오는 것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양성성의 재현을 의미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는 극중 여성인물들의 복장전환을 통해서 상황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내면서 독특한 양성적기질의 궁극적 통합과 완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끄 데리다(Jacque Derrida)에 따르면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유는 기호의 명징성이 아니라 기호가 가지는 차연(differance)때문이라고 했다. 차연개념은 각 기호간에 대립이 아니라 차이가 있을 뿐이고 경계가 확고하지 않을 뿐이라는 것으로 이는 정체성이란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한 인간의 성 정체성(sexual identity)이 개인의 정제성의 범주와 상관없이 자유로웠던 시절의 재현을 통하여 인간의 정체성이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인 현상임을 밝히려(구석기 727)하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일 것이다.
Ⅱ. 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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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여성으로 전락한다는 것은 더욱 큰 문화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극장과 복장전환의 관례에 대한 청교도들의 공격의 바탕에는 젠더는 불변하는 것이지만 복장전환으로 남성이 여성화되면 그들의 젠더 정체성도 바뀔지 모르며 이것이 결국은 남색 등의 동성애적 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실제적인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 영국 르네상스 무대에서 남자 배우들만으로 구성된 극단의 젠더 바꾸기에 관한 극들의 인기는 젠더 애매성의 육체적 증거가 되는 주체 즉 자웅동체인간(hermaphrodite)에 대한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자웅동체인간이란 넓은 의미로는 남성적 특징과 여성적 특징을 갖춘 양성적(androgynous)인 주체로 규정된다. 이는 보다 평등한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았다.(고석기 730) 십이야는 남장배우가 연기하는 극중 여성인물인 바이올라의 복장전환을 매개로 복합적인 욕망과 환상을 실험하고 그로인해 제기되는 문화적 불안을 중재한다. 바이오라는 자신에 내재된 남성적인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여성적 한계를 벗어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의 문제까지 해결해 나간다. 이는 올시노 공작과 올리비아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작에 대해서는 그의 사랑과 여성에 관한 비현실적인 환상으로부터 그를 깨어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와의 사랑을 이루게 되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바이올라의 양성적 측면은 자신의 사랑을 성취하는 수단이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까지 구제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녀는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그의 문제를 해결하고 남성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적극적인 존재로 변모하였음을 보여준다.
연극에서의 복장전환은 인간의 양성성을 부각시켜 양성의 성격이 조화를 이룬 균형잡힌 시각과 충만한 능력을 갖춘 바람직한 인간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긍정적인 측면과 남녀라는 이분법적 지배체제에 대해 성 개념의 해체를 통해 그 체제를 전복시키고 외형과 역할에 대한 의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