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공상적 사회주의에 대한 연구
1. 공상적 사회주의의 이론적 전제
공상적 사회주의가 자신의 철학설의 기초로 삼고 있었던 것은 베이컨, 데카르트, 로크에서 온 유물론적 전통, 특히 자연과학의 성과, 그리고 맑스가 지적했던 유물론의 사회주의적 경향이었다. 프랑스 유물론자나 계몽사상가가 18세기에 만들어 놓은 사상의 무기고 속에는 그들의 의지와 관계 없이, 한층 광범한 사회적 요구에도 유용한 무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18세기 프랑스 유물론에는 19세기 공상적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의 사상적 원천이 들어 있으며, 루소와 기타 프랑스 계몽사상가에 의한 정치적 평등사상의 선언 속에는 사회적 평등의 요구가 이미 담겨져 있었다. 인간과 그의 성격은 환경교육의 소산이라고 말한 로크의 문제의식은 프랑스 유물론에 의해서 발전되었으며 공상적 사회주의 사상을 준비하는 데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그러나 프랑스 유물론자들은 사회현상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결정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 유물론의 인식론은 사실상 전통적인 문제들을 자연과학적인 설명, 특히 생물학적인 설명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들이 내세운 인간의 인식과정에 대한 설명이 ‘인식에 있어서의 정신의 수동성’으로 특징지울 수 있는 것은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즉 프랑스 유물론의 인식론적 한계는, 이들이 아직 인식을 ‘사회적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해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과 관련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자연에서 출발하지만 때로는 자연을 넘어서고 자연과 대립하기도 하는 인간의 능동성은 개체의 생물학적인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 과정을 통해서만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상적 사회주의자들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유물론은 범죄의 사회적 원천의 폐지,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통일시켜야 할 필요성, 인간의 욕구를…
2. 공상적 사회주의
19세기 프랑스에서 비판적인 공상적 사회주의의 최대 대표자는 생시몽이었다. 클로드 앙리 드 생시몽은 그의 사회학설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심오한 논리를 전개했다. 그는 사회의 역사를, 사회조직이 그다지 완성되지 못한 체계에서 보다 완성된 체계로 전진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그의 사회학적 견해는 사회발전의 추진력을 인간의 지성으로 생각하는 관념론적 오류를 범했다. 생시몽은 그의 관념론적 구상에 따라서 인간 사회의 역사를 ‘예비적 활동의 시대’, ‘가정적 체계의 시대’, ‘실증적 체계의 시대’로 구분한다. 생애를 마칠 때까지 생시몽은 사회생활의 관념론적 이해의 입장에 서 있었다.
그러나 생시몽의 저작들에는 당시로서는 귀중한 유물론적 명제들이 많이 들어있다. 생시몽에게는 정치적 기관의 경제적 기초에 관한 사상이 맹아상태로 있었다. 생시몽은 생산을 모든 사회의 당연한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산업의 덕택으로 이루어진다. .... 모든 것이 산업을 위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그는 썼다. 그는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정치혁명의 원인을, 사회의 상태가 완전히 변한 데에서 찾았다. 엥겔스는 생시몽이 1802년(제네바인이 현대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프랑스 혁명사에서 노동계급이 수행한 투쟁의 역할을 이해하였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생시몽의 사회학설에는 역사주의의 요소가 들어 있다. 그의 모든 역작을 일관하고 있는 것은, “어느 세기도 그것의 성격을 갖고 있고, 어느 기관도 그것의 지속기간을 갖고 있다”라는 올바른 사상이다.
생시몽은 사회주의에 관한 자신의 공상적 학설을 가지고 역사에 등장했는데, 사회주의는 그의 세계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생시몽은 자본주의를 비난함과 동시에, 사회주의 체제를 확립하기를 원했다. 과거를 이상화했던 루소와는 달리 “아득한 전설 속에 나오는 과거의 황금시대는 우리에게는 장래의 일이다.”라고 생시몽은 썼다. 생시몽은 그의 초기 저작에서 이미 “그 사람의 개인적 이해와 세계 일반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