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삼포 가는 길”
(1) 시대적 배경
1970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산업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산업화는 생활의 풍요와 편의를 가져다 주기도 하였지만 이 ‘삼포가는 길’은 산업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떠돌이 노동자와 술집 작부라는 사회의 최하층민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2) 동기, 논리적 전개, 주제, 소감
이 소설은 이른바 ‘여로소설’이다. 소설에서의 ‘여로’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즉 길이란 것은 만남과 헤어짐의 공간이다. 처음 소설은 영달이 공사장의 밥집을 달아나 어디로 갈까 궁리하면서 길위에 서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무작정 떠나는 길, 방향없음으로서의 길이 된다. 영달이 정씨를 만나게 된 것도 길에서이다. 만남의 길이다. 정씨는 고향인 삼포로 가는 길이고 영달은 정씨를 따라 나선다. 이들은 한 음식점에서 도망간 색시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던 도중 길에서 그 도망간 색시인 백화를 만나게 된다. 이 길을 걷는 동안 스무살 백화의 인생역정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 그 길을 걷는 동안 그들은 서로가 같은 처지라는 것을 깨닫고 닫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백화는 영달의 친절에 그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백화는 그녀의 고향을 향해가고 그들은 다시 헤어지게 된다. 이처럼 길은 떠남의 길이자 만남의 길이 반복되는 길이다. 영달에게는 정처없는 길이고 정씨와 백화에게는 목적이 있는 길이다. 그러나 삼포가 산업화로 인해 더 이상 10년전의 그 고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정씨의 길도 영달의 길과 다름없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백화의 길도 결국 정착할 수 없는 길임을 이 글은 암시하고 있다. 이처럼 이 소설에서의 길은 우리 인생에서처럼 만남, 사랑, 헤어짐, 좌절 방황 등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영달은 넉 달 전 이 곳 공사판에 올 때 이미 일이 오래 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눌러앉…
현실이 진정한 삶의 터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한다. 산업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결국은 고향으로 회귀하고 마는 이유는, 고향이야 말로 그들의 순정한 삶을 보장해 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흐름은 거대한 물줄기와 같이 기존의 삶의 모습을 바꾸어 간다. 이제 산업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 소설의 마지막 대목은 바로 이런 비극성을 나타낸다. 고향으로 향하던 정씨가 노인의 말을 듣고 실망하는 것이 그것이다. 삼포는 그 때의 삼포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정씨가 갈 곳은 다시 아득해지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기차를 타 버린 백화도 고향에서 이전의 삶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란 짐작이 가능하다. 이제 모두에게 고향은 사라진 것이다. 도시화, 산업화는 고향을 상실케 했고, 정신적 공허를 불러온 것이다. 문명의 발달은 이런 부정적 요소를 안고 우리의 삶을 제약한다. 우리가 꿈꾸는 삶이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것이라 한다면, 그것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산업화는 분명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은 바로 그 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