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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낱말은 그 말 자체로 우리가 딱 단정 짓기 어려운 단어인 것 같다. 사람마다 정의를 말하지만 사실 무엇이 진실된 정의인지는 저마다 처한 위치와 환경, 성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정의’란 개념도 주관이 아닌 보편적인 논리로 체계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27세에 하버드 대학의 최연소 교수가된 사람이다.
이 책은 그가 30여 년 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쳐온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책의 내용은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철학을 풍부한 사례와 연결하여 흥미 있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간다. 정치철학적인 담론을 따라가기 위한 얼마간의 주의만 기울인다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특히 요즈음 ‘공정’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지은이가 정의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정의를 사회 전체의 행복 극대화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고(공리주의) 둘째는 정의를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데서 찾으려 하는 것이다. 그 선택은 자유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행하는 선택일 수도 있고(자유지상주의의 견해), 원초적으로 평등한 위치에서 행할 법한 ‘가언적 선택’일 수도 있다(자유주의적 평등주의의 견해).
마지막 세 번째는 정의를 공동체의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는 접근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앞의 두 가지는 모두 단점이 있다. 우선 공리주의는 정의와 권리를 원칙이 아닌 계산의 문제로 만들 뿐만 아니라 인간행위의 가치를 도량형으로 환산해 획일화하면서 그것들의 질적 차이를 무시하고 있다.
자유에 기초한 이론 역시 정의를 단순한 계산 이상의 진지한 것으로 보는 점에…
’의 개념과 비슷하다. 이를 이해한다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란 가치에 대해 보다 깊은 체화와 실천이 가능하지 않을까? 다만 그의 주장 중 정치가 종교적 이견이나 논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토론 문화와 종교적 다원주의가 확립되어 있지 않고 여러 종교가 대등하게 혼재한 나라에서 정치가 종교적 논쟁을 다룰 경우 과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을 보면 정치의 섣부른 개입은 그가 말하는 상호존중의 토대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더 약화시키고 갈등만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하고, 주관의 객관화가 지나치면 독선과 교조주의에 흐른다는 평범한 상식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