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흄의 윤리설
(1) 생애와 저술
* 흄(David Hume, 1711-1776)은 1711년 영국의 에딘버러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에서는 그가 법률가가 되기를 바랐지만 그 자신은 ‘철학과 일반 학문 전반에 관한 연구를 제외한 어떤 것에 대해서도 참을 수 없는 혐오를’ 느꼈고 자신이 선택한 학문의 길로 나아가려고 하였다. 우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곧 프랑스로 건너가 저술에 전념하였다. 프랑스에 머문 1734년에서 37년 사이에 흄은 가장 유명한 저술인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A Treatise of Human Nature)를 썼다. 이 저술은 1738년부터 40년에 걸쳐 모두 3권으로 출판되었는데 그 자신의 평가에 따르면 ‘어느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인쇄기로부터 바로 사산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이 저술은 흄의 철학을 대표하는 것이며 이후에 출판된 주요 저술들은 이 책의 각 부분들을 수정, 보완한 결과로 등장한 것들이다.
* 그 후 그는 계속해서 철학적 저술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의 1권을 보완한 ≪인간 오성에 관한 연구≫(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3권을 일부 개작한 것으로서 윤리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저술인 ≪도덕 원리 연구≫(An Enquiry concerning the Principles of Morals), ≪정치론≫(Political Discourses)등이 있다. 하지만 그는 전문적인 학자 생활을 하지는 않았으며 고위 관리의 비서, 도서관의 사서 등으로 계속 사회생활을 하였다. 도서관의 사서로…
(2) 도덕의 근거로서의 정념
≪논고≫의 2권 3부에서(“정념에 관하여”라는 제목이 붙은) 흄은 도덕 철학의 역사 전반에서 발견되는 “이른바 정념에 대한 이성의 우위”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계속 이어져온 입장을 반박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는다. “이러한 철학 전반의 오류를 명백히 제시하기 위하여 나는 다음을 증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첫째, 오직 이성만을 통해서는 어떤 의지 활동의 동기도 생겨날 수 없다. 둘째, 이성은 의지의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 결코 정념과 상반될 수 없다.” 여기서 그가 주장하려고 하는 바는 이성은 본질적으로 그 자체만으로는 결코 우리를 행위하도록 만드는 요소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이성은 오직 그 자신만으로는 우리를 어떤 방식으로 행위하도록 자극하는 근거들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정념은 의지에 영향을 미친다. 정념을 갖는 것의 결과로 우리는 정념의 대상들을 추구하거나 회피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대상이 한 사람에게 그 대상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그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행위하려는 동기를, 말하자면 그 대상을 획득하려고 노력하는 동기를 지니게 된다. 정념은 동기를 제공하지만 이성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성과 정념은 결코 서로 대립되는 동기를 산출할 수 없다.
* 이러한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기 위하여 흄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흔히 사람들은 이성의 작용으로 생겨난 지식이 우리의 행위를 동기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즉 어떤 물질이 든 음식을 먹으면 우리가 병들게 된다는 지식이 우리로 하여금 그러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만드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흄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을 일으킨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이 - 예를 들면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우리가 병들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안다는 사실이 - 본질적으로 그 자체만으로는 행위의(즉 그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의) 근거나 동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그러한 음식을 피하는 것은 오직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