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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배경과 역사적 의미
1.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의 일상적 풍경
“거대담론은 그만”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듣던 시절이 어제 같은데 요즈음 관심사는 정말이지 거창한 것들 투성이다. 좌파가 억지로 관심을 끄자고 주장하는 것과 무관하게 오늘의 현실이, 그리고 세계언론을 장악한 소수의 거대언론이 난리 아닌가. 세계화, 신자유주의, 신경제, 정보통신혁명, 전세계 주가폭락 및 불황위기 등등. 태러와의 ‘세계적 전쟁’은 또 어떤가.
그러나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면 느닷없이 우리 앞에 나타난 요상한 유령들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다. 차라리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이 거대한 신시대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더 빠른 길일 수도 있다. 특히 본지의 독자들은 주로 문학적 상상력이 발달한 분들일 터인즉 생경하고 딱딱한 논리보다는 우선 직관에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 얼마 전 잠시 매스컴을 장식한 머리에 무쓰 바르고 여의도 금융가에서 잘 나가던 하버드출신 미국투기군이 자랑삼아 자기 친구에게 보낸 전자 메일이 국제금융가에 퍼지면서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이야기가 통해 일상적 풍경을 음미해 보자. 잘나가기 시작한 인생을 망친 이 가련한 친구의 성은 정이고 24세의 교포 2세이며 미국 투자회사 칼라일 그룹의 한국인 간부로 막 부임한 참이었다. 우선 문제의 메일부터 보자.
제목:나는 왕처럼 살고 있소.
본문:한국에 온지 약 2주반 되었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나, 이곳의 인생은 더 할 수 없이 멋진데...한강과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방 세개짜리 끝내주는 새아파트. (독신인 내게) 왜 방이 세 개나 필요하냐고? 좋은 질문일세. 안방은 내가 잘 방이고, 옆방은 앞으로 2년간 한국…
더들 day-trader)은 대부분 깡통을 찼으니 말이다. 이번 뉴욕 테러로 죽은 사람들도 메릴린치, 모건스텐리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투자은행, 펀드회사 사람들이 많다. 가까이 가면 위험하다! IMF경제위기로 실직하여 자살하거나 가출한 가장은 신문에라도 나지만 주식투자하여 깡통 찬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지 그것으로 그만이다. 왜? 신자유주의 원칙은 유난히 자기책임원칙을 강조하므로.
노동자들은 어떠한가? 이들도 금융자본에 설설 기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기업의 경영실적이 나쁘게 나오면 정리해고를 감수해야 한다. 물론 정리해고에 있어 금융회사 자체는 예외이기는 커녕 솔선수범하는 입장에 있는 고로 위에서 말한 젊은 친구처럼 회사에 누를 끼친 자는 당연히 그 날로 해고이다. 노동시장이 금융시장의 논리에 종속된 것이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인 것이다.
위의 사건이 암시하는 현실의 또 다른 면은 금융자본의 투자는 국경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번 테러로 폭삭 주저앉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는 투자은행 말고도 펀드회사도 많이 들어와 있었다. 이들의 투자처는 세계 어디 건 돈 된다면 마다 않고 달려가는 금융기업들이다. 펀드 중 가장 투기적인 것이 바로 소수의 거부들의 재산을 위임받아 전세계 채권, 주식, 선물, 하다 못해 모스크바 부동산까지 사들이는 헤지 펀드이다. 한국의 자본자유화가 불러들인 것들이 바로 이런 류의 투자자본이다.
이들은 왜 한국 같은 금융후진국에 들어와서 왕처럼 군림하는가? 뭐 꿀리는 일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분명히 손쉽게 돈을 벌려는 한국의 금융기관, 그들의 고객(주로 기업들)은 뭔가를 감추고 있을 것이다. 또는 월스트리트의 금융가들을 잘 구슬러 같이 공모하여 한 건 올리려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금융자본이 판을 친다고 해도 적어도 미국에서는 법과 정해진 규칙은 지키면서, 즉 공정한 노름규칙은 지키면서 돈을 벌지만 한국의 금융자본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은밀히 내포하고 있다. 한국 신자유주의의 저차성이라는 문제 말이다.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