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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형의 생성과 파생
* 문화원형의 생성과 파생
문화원형이 중요하기에 우리의 문화원형을 발굴하다 보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외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문화원형의 발굴에서도 `우리`,
`우리 것`이라는 울타리에 묶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열린 자세가 필요하
다. 우리의 것에 이질적인 것을 첨가함으로 새로운 상징화와 정형화가 가능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는 우리의 사극이지만 중국 경극을 차용
하여 성공하였다. 우리는 이를 통해 `공길`이라는 상징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다. <태왕사신기>도 우리의 사극이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의 것이라고 믿
는 수호신을 차용하였다. 우리는 이를 통해 다양한 재미와 또 다른 상징을
얻었다. 이러한 상징을 더욱 발전시키고 우리가 좋아하면 우리의 문화원형이
되는 것이다. 문화가 국가를 넘나드는 것처럼 원형에는 국가라는 단위는 애당
초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말은 진리일까? 우리는 김치가 좋고, 된장찌개
가 좋지만, 이는 상대적일 뿐이다. 마늘 냄새가 싫다고 하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문화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 것이라서 좋은 것이 아니라 익숙해서
좋은 것일 뿐이다. 이러한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배타적이어서는 안 된다.
문화콘텐츠는 태생적으로 끊임없이 흡수해야 영역이 확대되고 생명력이 깊어
진다. 할리우드는 끊임없는 수용으로 생명력을 유지했다. 상상력의 고갈이나
소재의 빈곤을 겪을 때마다 외부에 눈길을 돌렸다. 최근에는 동양적 색채를
차용하여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가 한류라며 들떠 있을 때 수많은 중국 감독과 배우는 할리우드에
뛰어들었다. 이는 할리우드의 노력과 상술이라고 해야겠지만 결국 수많은
…
상상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만화가 이현세가
"검열이 아니었다면 나는 훨씬 치열한 사회참여 작가가 했을 것이다. 만화를
문화로 생각하지 않고, 상품으로만 여기는 사회 환경 맞에 만화에 대한 마녀사
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는 환경에서 문화의 발전은 분명 한계가 있다.
특히, 정치권력은 최대한으로 자제되어야 한다.
그림 형제가 처음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를 출판했을 때의 원본은 아마
지금이라도 난리가 났을 정도로 잔인하고 외설적이었다. 백설공주의 왕비는
친모였고, 근친상간이 나오고 나중에 복수로 불에 달군 쇠구두를 왕비에게
강제로 신긴다. 신데렐라도 나중에 결혼식 날 계모에게 불에 달군 쇠구두를
신게 하여 팔짝팔짝 뛰다(춤추다) 죽게 하고 두 언니들은 눈을 파버린다. 이처럼
잔인하고 외설적인 이야기를 당시 권력이 앞장서서 막아 버렸다면 오늘날 이 동화
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마찰과 수용을 통해 오늘날의 원형이 갖춰진 것이다. 우리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왜 만장일치로 막가파 포르노 잡지 `허슬러`를 발행한 래리 플린트에게 무죄를 선고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그가 "나 같은 쓰레기 3등 시민이 자유를 보호받는다면, 당연히 당신들 같은 1등, 2등 시민들은 저절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고 말한 발연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전통`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할 부분은 외래의 침입보다 스스로 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급속한 현대화로 제법 많은 `전통`이 이미 `익숙함`에서 `낯설음`으로 바뀌었고,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장승이 사라진지 오래된 것처럼, 세계문화유산인 단오마저도 생활에서 사라진 특별한 행사인 것처럼, `전통`도 우리의 지근거리의 삶에서 멀어져 박물관에 박제된 `유물`처럼 `유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자를 만든 것은 이탈리아일지 모르나, 피자를 세계화하고 일반화한 것은
미국 기업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식 피자`를 먹으며 피자를 먹는다고 말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