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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사상의 생태적 함의
한국의 전통사상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
나의 유형은 먼 옛날 외부에서 유입되어 토착화를 거친 사상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서 자생한 뿌리를 갖고 있어서 거기서 발전된
고유한사상이다. 중국에서 도입되고 이를 적극 수용하여 발전시
킨 유불선의 사상은 오랜 기간에 걸쳐 뿌리를 내리면서 우리의
삶과 제도, 세계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전통사상으로서 전
자의 유형에 해당한다. 홍익인간의 이념과 동학의 사상은 자생적
인 것으로서 우리 민족의 생활과 종교적 태도에 보이게 또는 보
이지 않게 젖어든 것인데, 후자에 해당한다.
오늘날 현대인은 서구적 산업화를 수용하면서 생태위기에 직면
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사회의 이념으로 생태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나는 1장에서 다양한 색깔의 생태주의가 갖는
기본 토대를 설정하였고, 그것을 두 단계로 분류했다. 1단계에 해
당하는 소극적 생태주의는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 연계성 논제와
자연의 탈도구적 가치(noil-instrumental value) 논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다. 즉 인간 사회와 자연이 존재론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인간이 자
연을 조망할 떼 인간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보는 좁은 시야
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자연의 가치를 평가할 경우, 이런 두 논제
를 포함하는 어떤 입장도 일단 소극적 생태주의의 범주 안에 드
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2단계에 해당하는 적극적 생태주의는 생태적 한계성 논제와 이
념 구체화 프로그램 논제를 수용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이것은 1
단계의 두 논제를 포용하고,…
, 그 양면
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일단 한국유학은 도덕적 이상이 필
쳐지는 정치, 예컨대 맹자의 왕도정치 등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일정하게 이념 구체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
이나 실천적 차원에서 바람직한 생태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음도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이(理)를 지나치게 중시함으로써 이성 우위
의 사유체계를 갖고 있고 또 매우 권위적이어서 사회의 계급적
및 계층적 서열화를 용인해 왔다. 특히 한국 주자학의 권위적 요
소와 적절한 시대적 타협은 조선시대 후기의 병폐로 고스란히 드
러났다. 계급차별과 더불어 여성차별도 용인하거나 아니면 더욱
촉진했다. 이런 경우 미끄럼을 타면, 자연차별로 이행하지 않으리
라고 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성장의 한계를 수용하는 생태적 한
계성 논제를 매우 분명하게 수용하리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 유학은 중국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소극적 생태주의의 반열
에 있지만 적극적 생태주의의 위치에 오르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다만 향후 유학의 변혁적 발전을 통해 생태주의를 포용한다면 유
학적 생태주의의 출현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
인다.
한국의 불교 역시 자연관에 있어서 중국이나 인도의 그것과 동
일하다. 유학의 그것보다 훨씬 자연 친화적이다. 원효나 의상이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는 연기설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하는 삼라
만상이 한없이 복잡한 형태로 얽히고설킨 인연 속에 놓여 있으니
인간과 자연은 유기적으로 강하게 연계되어 있다. 인간이 생각과
말, 행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음 생에서의 지위도 결정되
기 때문에, 인간이 자연과 자연적 존재(중생에 해당하는 동물)를
도구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한국 불교는 유기적 연계성 논제와 탈
도구적 가치 논제를 수용하므로 소극적 생태주의에 포함된다. 그
리고 슈마허(E. F. Schumacher)가 밝힌 바와 같이 불교의 정신을
반영한 경제이론과 제도를 구축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생태적 한
계성 논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