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김대환, 김균편, ?한국재벌개혁론?, 나남, 1999
재벌과 중소기업
홍 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Ⅰ. 머리말
Ⅱ. 재벌체제에서의 중소기업 문제
Ⅲ. 재벌과 비효율적 자원배분
Ⅳ. 도급거래와 재벌의 중소기업 지배
Ⅴ. 맺음말
Ⅰ. 머리말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유기적인 협력체제 구축에서 가장 대표적 모델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웃 대만도 컴퓨터산업을 중심으로 한 유연한 중소기업체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우리 나라는 재벌 위주의 경제성장 속에 중소기업은 특별히 주목할 만한 발전상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경제 발전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성장이 부진하였고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주장만 무수히 제기되었을 뿐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도 그 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등장하였으나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최근에는 정부정책의 기본 방향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980년대에는 지정계열화정책,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정책 등이 추진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그러한 중소기업 보호정책이 후퇴하고 있다. 또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식의 기업간 협력체제를 모델로 삼는 정책들이 제시되었다가, 최근에는 미국형 벤처기업(venture business)의 육성이라는 현실여건과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생소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 나라 경제를 지배하는 대기업의 존재형태가 그 나라 중소기업의 지위를 좌우한다. 일본 오늘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긴밀한 협력구축 모델로 자리잡게 된 것은 일본 대기업집단의 폐쇄적이지 않은 유연한 구조를 통해 뒷받침된 덕분이다. 대만 역시 ‘대만 드림’이…
Ⅱ. 재벌체제에서의 중소기업 문제
1. 재벌의 특징
체적 시장력을 갖는 복합적 기업집단”(53쪽)으로 정의되고 있다. 재벌의 특징으로는 보통 가족?동족에 의한 배타적 지배, 다각화된 사업경영, 계열사의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지위의 3요소를 꼽는다. 그중 가족?동족에 의한 집중지배가 재벌을 특징짓는 중심적인 요소이다. 가족경영(family business)은 비단 우리 나라뿐 아니라 아시아지역의 다른 후발국 공업화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우리와 같이 재벌로 불렸던 가족경영이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존속하였다. 그후 미군정기에 ‘재벌해체’라는 단절적인 방식을 통해 가족경영, 가족자본주의(family capitalism)가 해소되면서 법인자본주의로 전환되었고, 오늘날 전략적 제휴(strategic alliance)형태의 느슨하고 유연한 기업집단이 자리잡고 있다. 이와 같은 전후형 기업집단이 전전 재벌과 비교할 때 보이는 커다란 특징은 가족경영이 사라졌고 기업집단내 개별기업의 독립경영이 확보되었다는 점이다. 전전 재벌은 본사가 주식소유를 토대로 직계 계열사를 통괄관리하는 단일한 의사결정체였다. 이에 비해 전후형 기업집단에서는 본사는 사라지고 개별기업이 주역으로 등장하였다. 사장단 회의는 기업집단의 조정기구로 개별기업간의 정보교환과 의견조정 역할을 하고 멤버기업의 사업계획과 조직능력사이의 갭이 발생할 때 이를 보완하는 중간 조직일 뿐이다(橋本壽朗?武田晴人, 1992).
오늘날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국가에서 대기업의 가족경영은 존속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경영이라도 우리의 재벌과는 차이가 있는데, 대만이 특히 그러하다. 小池賢治?星野妙子(1993), 佐藤百合(1992)은 이 점에 주목해서 아시아의 가족경영 형태를 ‘가족?동족형’과 ‘파트너쉽(partnership)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가족?동족형은 기업그룹의 소유경영주가 가족이나 동족에 한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파트너쉽형은 관계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느슨한 기업연합체나 가족, 동족이 아닌 사람이 공동으로 주식을 소유하고 공동으로 경영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