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차례
‘역사’의 종말과 ‘축제’의 시작
-토마스 만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Buddenbrooks
I. 서론
1996년 한국에서 412개로 집계되던 축제의 수는 1999년에는 793개로 늘어났으며 그것은 불과 3-4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그 수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매년 10만 여개의 축제가 열리는 프랑스를 위시하여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았을 때도 축제의 종류와 그 수는 매번 정확한 통계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축제의 이와 같은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관하여 이제 연구자들은 이것을 ‘축제의 일상화’ 혹은 ‘일상의 축제화’로 규정하며 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연일 끊임없이 이곳저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수많은 행사들은 그것이 한 지역의 특산물 판매행사이건, 음악회이건 백화점의 세일행사이건 간에 ‘축제’의 이름을 빌리고 있다. ‘축제화’의 물결은 분명 20세기 말에 가장 주목되는 사회적인 현상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여기...
본문/내용
‘역사’의 종말과 ‘축제’의 시작?
-토마스 만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Buddenbrooks??*
I. 서론
1996년 한국에서 412개로 집계되던 축제의 수는 1999년에는 793개로 늘어났으며 그것은 불과 3-4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그 수가 늘어난 것이다.1)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매년 10만 여개의 축제가 열리는 프랑스를 위시하여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았을 때도 축제의 종류와 그 수는 매번 정확한 통계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2) 축제의 이와 같은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관하여 이제 연구자들은 이것을 ‘축제의 일상화’ 혹은 ‘일상의 축제화’로 규정하며 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연일 끊임없이 이곳저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수많은 행사들은 그것이 한 지역의 특산물 판매행사이건, 음악회이건 백화점의 세일행사이건 간에 ‘축제’의 이름을 빌리고 있다.3) ‘축제화’의 물결은 분명 20세기 말에 가장 주목되는 사회적인 현상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연일 열리고 있는 행사들이 ‘진정한’ 축제인가 아닌가에 대해 묻고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것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지금 축제에 관심을 갖고 …
중세가 끝나면서 인간의 시대로서 출범하는 근대의 이념9)은 주지하다시피 무엇보다도 이성중심주의와 역사철학적 사고에 의해 규정된다. 즉 계몽주의 이래 역사의 법칙과 이념을 대변하며 시민계급의 ‘주술어’처럼 통용되는 합목적성, 해방 혹은 진보 등의 개념들은 모두 인간의 이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 바, ‘역사/진보’와 ‘이성’은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며 근대성을 지배하는 두 축을 형성한다. 다시 말해 계몽주의가 정치, 사회의 헤게모니를 쥐게 되는 시민계급의 지배이데올로기가 되면서, 인류의 역사는 역사의 동력으로서의 ‘이성의 역사’를 의미하게 되며 또한 무한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진보의 역사’를 의미하게 된다. 이것은 곧 ‘정적인’ 세계상이 지배했던 유럽의 전근대적, 신분적 사회질서가 해체되면서 등장한 시민계급의 근대성은 세계의 ‘역동화 Dynamisierung’에, ‘시간화 Verzeitlichung’에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10) 시간과 역사의 역동적 구조화에 의해 가능해진 시민계급의 ‘진보’와 ‘근대적/새로운 modern’ 삶에 대한 관념과 의식은 역사에 대한 낙관적,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공고히 하며 이제 “시민성 B?rgerlichkeit”은 곧 “진보에 대한 확신의 한 형식 eine Form von Fortschrittsgewißheit”11)으로 표현된다. “진보와 근대성 Fortschrit und Modernit?t”은 시민계급이 실현해야할 “이념적 명령 ideelle Imperative”12)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성적 주체, 인류의 영원한 ‘자기완전화’의 과정으로서의 이 ‘역사 만들기’의 주체인 시민계급에게 ‘일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본고는 여기에서 무엇보다도 근대의 시민사회에서 일상이 ‘신성화’된다는 -“Heiligung des Alltags”13)- 알레이다 아스만의 테제에 주목하고자 한다. 물론 영국시민계급의 문화에 주목하며 인본주의 Humanismus와 청교도주의 Puritanismus에서 그 두 중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