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최인훈 희곡의 시극 가능성 고찰
- <둥둥 낙랑둥>을 중심으로-
Ⅰ. 서론
최인훈은 소설가로 익히 알려져 있는 작가이지만 극작가로서도 논자들에 의해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장르간의 소통이 드문 문학적 풍토에서 장르를 변경한 작가1)가 드물다는 이유 외에도 최인훈의 소설이 기존의 서사적 방식으로는 분석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소설장르에 관한 논란은 희곡작품을 쓰면서부터는 오히려 긍정적 평가2)를 받게 되었는데, 이러한 평가는 기존의 장르적 분류법으로는 완전하게 해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연구 논문들 또한 ‘장르들’의 총괄적 분류법에 최인훈의 작품이 해당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시극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지금껏 있어왔다. 그러나 시극의 가능성을 문학성(읽히는 희곡)과 연극성의 확대에서 오는 부차적 요소로 논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본고는 최인훈 희곡을 통해 살펴 본 시극적 요소의 핵심이 종교적 요소와 관련있다는 데 천착해보고자 한다.
최인훈의 희곡은 모두 여섯 작품3)이며 이 작품들은 비슷한 성격과 분위기와 특징을 띠는데, 이러한 특징은 작가의 실험 의식의 연장에서 장르 전환과도 연관성이 있으리라고 본다. 작품으로는 <둥둥 낙랑둥>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둥둥 낙락둥>의 선정 이유는 패러디화 한 희곡에서 보이는 현실에 대한 냉소적 시선과 생에 대한 비극적 통찰이 여백의 미로 온전하게 승화되고 있는 작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작품은 인물의 내적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결말구조는 운명에 대항하는 인물의 초월적 인식에 이르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진다.
Ⅱ. 소설에서 희곡으로의 장르 변경
최인훈은 1960년 분단과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다룬 <광장>을 발표하여 “전후 최대의 작가”4)라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와 이와 반대로 “성격…
Ⅲ. 연극성의 확대와 시극 가능성
. 옛날 어느 벌판에서 겪은 신내림이 문득 떠오른다. 그러자 언젠가 전에, 이렇게 이 배를 타고 가다가 그 벌판을 지금처럼 떠올린 일이, 그리고 딸을 부르던 일이 이렇게 마음 놓이던 일이 떠올랐다. 거울 속에 비친 남자는 활짝 웃고있다.10)(인용②)
이명준의 동작장면(인용 ①)은 객관적 묘사로 제시되지만 이것이 또한 이명준의 지각내용에 대한 형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환기는 서술자의 시점과 이명준의 시점을 결합하는 하나의 포괄적 문맥을 형성한다. 이명준의 의식으로부터 유발되는 반응을 통하여 상상세계를 환기시켜 가는 시점은 이명준의 의식체험의 경로가 된다.
이와 같은 서술의 복합성은 이명준 자신의 생의 내적 의미를 갈매기의 형상에 투사하는 서정적 체험(인용②)에서 다시 한 번 예증된다. 서술자는 이명준의 생각과 감정을 서술자 사이의 말로 공감적으로 대용함으로써 이명준의 내부의 목소리를 독자가 엿듣게 되는 미적 환상을 자아낸다. 또한 작자는 명준의 서정적 체험을 환기시킴으로써 인물의 내적 의지의 실현을 독자에게 암시해 줌으로써 독자는 인물의 죽음 이후에도 작중세계의 소멸을 느끼지 않는다.
작품 전편을 통한 시점의 특이성은 독자를 소설 곳곳에 개입시킬 여지를 만들게 됨으로써 소설이 곧 담론의 장이 된다. 이러한 담론의 특성은 작가가 소설적 대상에 대한 관념적이고 지적인 천착 못지않게 소설형식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정신11)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Ⅲ. 연극성의 확대와 시극 가능성
희곡은 소설과 같이 작가가 직접 서술하지 않고 등장인물에 의해 객관적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즉 작가의 사상과 감정은 등장인물에 의해 전달되며 작가의 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최인훈 소설에서 독자의 논의로 남는 실험성의 여지는 더욱 정제되고 압축된 형태로 이행하여 희곡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최인훈의 희곡으로 장르를 변경 한 것은 장르의 특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그 가운데 세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