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문학 작품의 영화화에 대한 역사적, 이론적 고찰
I. 머리말
본 소론의 목적은 문학과 영화가 맺어 온 관계의 여러 가지 다양한 양상들 중의 하나인 문학작품의 영화화란 "현상"을 역사적, 이론적 측면에서 간략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다른 관계의 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현상 역시 특정한 민족적, 문화적 환경에 따라서 역사적, 이론적으로 상이한 특징들을 보여왔음을 전제로 하면서, 여기에서는 독일의 경우로 고찰의 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다른 문화권의 경우, 특히 미국이나 프랑스의 경우는 비교적 관점이 필요할 경우 참조하도록 하겠다. 그러한 여러 가지 다양한 양상의 하나로서 이 현상에 대한 논의과정은 그 본질적인 문제, 즉 문학과 영화의 관계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문학작품의 영화화와 구체적,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항만을 다루기로 한다. 특정한 이론적 입장이 종국에는 특정한 역사적 상황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역사적, 이론적 고찰을 구분하지 않고 통일하여 기술하기로 한다. 대신에 논의전개의 양상에 있어서 두드러진 차이점이 나타나는 60년대 중반을 중심으로, 전통적, 새로운 입장으로 나누어 고찰해보기로 하겠다.1)
II. 개념의 문제
독일의 경우 이른바 문학작품을 영화로 만드는 현상이 일반적으로 Literaturverfilmung이란, 다분히 문제점을 지닌 개념으로 불리고 있다.2) 이 개념의 일차적인 문제점으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지적되는 것이 바로 ver-filmen에 함의된 다분히 부정적인 뒷맛이다. 즉 여기에는 무엇인가 온전한 것이 개악된다고 하는 함의가 내포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이 외에도 "Adaptatio…
III. 영화의 초기사
있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를 아이헨바움은 "합법적이고 해후 한, 물론 부정이 없진 않았던 결혼"이라 적절하게 칭했다.5) 슈나이더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결혼의 결과물인 문학작품의 영화화가 이들 양자간의, 그것도 오해에 의한 혼종이라고 설명한다.6) 즉 양가로부터 혈통의 순수성을 의심받고 멸시 당하는 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무시 내지는 멸시에도 불구하고 이 현상은 영화의 탄생이래 현재까지 끊임없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끈질긴 생명력에는 일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슈나이더는 문학작품의 영화화를 문학과 영화간의 잠재적 관계의 현현이라고 보았다.7) 그녀에 따르면 역사적 배경을 갖는 구체적 대상으로서의 문학작품의 영화화는 이야기하기의 문학적 전형들에 의거한, 영화사에 있어서의 한 발전 방향이다.8) 즉 이 현상이 영화의 본질에 기인한다기보다는 특정한 역사적 상황의 산물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것의 역사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문학과 영화의 관계가 설정된 영화 탄생 기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III. 영화의 초기사
문학작품의 영화화의 역사는 영화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한다. 공식적인 영화의 탄생으로 알려져 있는 1895년 직후 이미 문학작품을 영화로 옮긴 시도들이 존재했다.9) 그러나 이러한 것은 당시의 영화 매체와 마찬가지로 기존 문화, 예술계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불만을 갖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우선 영화관의 정착과 영화기술의 발달로 요약될 수 있다. 초창기의 영화는 그 기술적인 수준에서 장터나 바리에떼의 눈요기 감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우선 한 편의 영화의 길이가 20m(=약 1분)를 넘을 수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에 담을 수 있는 내용에 제약이 생기게 되었고, 이는 또한 상영 형식을 결정했다. 즉 한 번의 영화상영은 서로 내용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극히 짧은 볼거리들의 단순 나열이었다. 이는 또한 영화관 형식도 결정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