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텍스트 분석 -

기관지라고 할 수 있는 <조선지광>에 발표된 《도시와 유령》, 《노령근해》(1930) 등의 초기 작품에는 도시 빈민층의 불행한 삶과 무산계급의 폭력과 반항의 행동화를 그린 경향적 소설을 발표하여 동반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1933년 《돈(豚)》을 발표하면서 프로문학에서 탈피하여 순수 서정적인 문학을 창작하였다. 이후의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의 본능의 순수성을 유려한 수필적 문체로 담아내 소설을 이른바 시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 일련의 작품들과 서구적인 도회지 취향을 나타내는 작품들로 대별된다. 특히 전자의 경우, 자연적인 상태에서의 성의 개방과 관능성을 소설화함으로써 유교적인 윤리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던 당대의 소설 세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점은 주목된다. 대표적 작품으로 《돈》, 《분녀》, 《산》, 《메밀꽃 필 무렵》, 《장미 병들다》, 《화분》 등이 있다.
이효석은 1942년 5월 결핵성 뇌막염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 때 그의 나이는 36세였다. 1982년 문화의 날에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으며, 1983년 『이효석전집』이 전8권으로 간행되었다.2)
2. 이효석의 작품 세계3)
이효석의 작품들은 크게 전기 작품과 후기 작품으로 나눌 수 있다. 독특하게도 두 가지 시기로 나눠지는 작품들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전기 작품은 현실 참여적인 요소와 경향적 색채가 짙은 작품들이고, 후기 작품은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순수 소설들이다.

1) 전기 작품(1927 ~ 1932) - 동반자 작가로서의 문학작품
이효석은 경성제국대학 시절에 쓴 콩트에서부터 그의 경향적인 면모를 표출해 냈다. 그 콩트들의 주제는 대부분 계급투쟁, 실직과 노동, 기계 문명에 대한 반감 등이었다. 당시 지식인 문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경향적 색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길을 시작하게 한 작품이자, 경향적 색채가 짙은 소설은 단편 「도시와 유령」이었다. 이 작품은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나온 가난한 모자(母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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