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미국기업에서의 참여적 조직 모델의 도입과 이에 대한 논의의 검토>1)
박 준 식
한림대 사회학과 조교수
Ⅰ. 문제의 제기
80년대 이후 미국의 산업계에 몰아치기 시작한 경제적 도전과 이에 대한 기업 및 노조의 대응은 미국의 작업현장 노사관계 및 관행들, 그리고 기존의 노사관계 제도에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Appelbaum, 1994; Kochan, 1994; Kochan and Weinstein, 1994). 미국의 산업계를 대표하는 일부 대기업들은 전통적인 미국식 노사관계를 벗어난 새롭고 혁신적인 노사관계 및 조직관리 전략들을 도입해 왔다. ‘고능률 작업 시스템’(High Performance Work System)으로 부르는 이 새로운 변화는 80년대 이후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 왔으며, 이 흐름들은 작업조직, 임금 및 고용제도, 그리고 노사관계의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전통적 관행들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조직 원리들을 포함하고 있다(이병남 외, 1995; 이병남/박준식, 1994). 예를 들어 이 속에는 경영과정에서 노조와의 전면적 협력, 노동자 참여제도의 확대, 작업 현장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권한의 대폭적 이양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전통적인 미국식 노사관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었다(윤진호, 1995).
여기서 우리가 검토하는 노사관계의 변화들은 현재 미국식 노사관계의 지배적 형태는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들은 이미 기존의 노사관계 시스템 하에서 명백히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미국의 주요 기업 작업현장들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의 확산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글에서 80년대부터 미국기업의 작업현장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가고 있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흐름들과, 이러한 흐름이 미국기업의 작업장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 및 이와 연관된 논의들, 그리고 한국에 대한 함의들을 정리해 볼 것이다.
Ⅱ. 변화의 배경과 정도 및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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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복합적으로 이 두 가지 전략들을 모두 구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실제에 있어서 개별 작업 현장에 도입된 기업의 전략들은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하는 참여경영을 통한 경영합리화는 후자의 측면에 더 강조점이 두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노동자들과 노조측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첫째, 실질임금의 하락과 실업률의 상승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증대함에 따라 작업 현장에서의 혁신을 통한 능률 증대에 대한 관심이 노동자들 사이에서 증가하게 된다. 둘째, 노조 역시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조직력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개발의 필요성 때문에 조직 변화에의 적극적 참여를 신중하게 모색하게 된다(Appelbaum and Batt, 1994: 3-7). 과거 노조는 경영에의 참여를 의도적으로 부정해 왔지만, 이제 조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의 초기 단계에서 적극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점점 더 강하게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작업현장 노사관계 변화의 결정적 요인은 미국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볼 수 있다(Kochan and Osterman, 1994). 시장의 국제화, 급속한 기술혁신, 제품 사이클의 단축, 소비자 기호의 변화 등과 같은 경제적 환경들의 변화가 70년대 후반부터 미국기업에 대해 근본적인 변화의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대량생산방식에 기반을 두고 형성된 미국 노사관계 제도 전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 해외의 선진적 도전자들은 대량생산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생산방식과 작업조직으로 무장하고 미국기업들이 유지하고 있던 기존의 시장을 크게 잠식해 들어갔고, 다른 한편 저가제품 시장 분야에서는 가격경쟁에 의존하는 저임금 국가들의 도전이 거세어지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노조와 회사는 ‘공멸의 위기감’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참여경영은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노사 양측의 위기의식과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