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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산 소설 부초(浮草) 감상
한수산의 대표 장편소설 부초는 떠돌이 곡예단이 공연하는 전국 각 지방을 배경으로 산업 사회에서 소외된 집단의 생활상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이 소설의 개략적인 줄거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월 곡예단`의 곡예 행진은 화신(花信)을 따라 봄이면 낙동강 줄기가 시작되는 영(嶺)을 넘어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늦은 가을이면 지리산 남쪽으로 내려간다. 이들의 여로는 철새의 생리를 닮았 있다. 서커스단의 이러한 긴 이동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지방 흥행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천막이 펄럭이는 겨울의 객석에서 구경을 하겠다는 사람이 도회지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일월 곡예단`을 이끌고 평생을 마술사로 살아온 윤재를 비롯한 단원들은 볼이 아프게 찬 새벽 바람을 맞으며 수원에 내렸다. 윤재는 평생을 곡마단을 떠돌아 다니며 혈혈단신으로 지내온 늙은 곡예사이다. 그는 단원들에게 정신적인 어른으로 대접을 받고 있었다. 하명도 윤재를 아버지 이상으로 생각해 왔으며 윤재 또한 아들처럼 그를 아껴 왔다. 따라서 하명은 서커스 곡예에 대한 예인으로서 살아온 윤재의 정신을 이어받으려고 한다.
하명은 서커스단의 금기로 되어 있는 단원간의 이성적 사랑에도 불구하고 줄타기 곡예를 하는 지혜를 사랑한다. 어느 날, 하명과 지혜는 서로의 단원으로서의 애정이 이성간의 사랑으로 변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둘은 단원으로서의 사랑에 고민하며 서로 사랑을 확인해 간다.
그러나 뜻밖에도 누군지 알 수 없는 단원에게 지혜가 강간을 당하게 된다. 지혜는 이로 인해 하명을 의식적으로 멀리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줄을 타다가 떨어져 입원하게 된다.
지혜가 하명을 의식적으로 피하자, 이를 고민해 오던 하명이 윤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윤재는 지혜가 왜 하명을 피하게 …
삶의 생성과 소멸을 그려내는 데 집중되어 있다.
<부초> 또한 곡마단이라는, 소외된 집단의 삶의 흐름을 모티브로 하면서 흥행에 따라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공간과 시간적 배경을 중심으로하여 그들의 삶의 고통과 파멸, 그리고 새로운 삶으로의 재생을 `인생의 축도`로서 형상화하는데 성공한 작품이라 하겠다.
이 소설의 결말에서, 곡예단 공연장 천막이 잿더미로 변해 버린다. 그러나 그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주인공 하명을 비롯한 단원들은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곡예단의 예술인으로서 재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부초>는 우리에게 인간 생명의 새로운 힘을 느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