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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소설 달밤 감상
이태준의 단편소설 달밤은 1930년대 서울 성북동을 배경으로 주인공 황수건을 동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소설 속의 서술자 나와 우둔하고 천진한 품성을 지닌 남자로 학교 급사, 보조 신문 배달원, 참외 장사 등을 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모두 실패한고, 끝내 아내마저 도망가자 달을 쳐다보며 우수에 젖는 주인공 황수건을 통해 각박한 현실에 부딪혀 아픔을 겪는 못난이의 삶의 모습, 모자라지만 천진한 인물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나타낸 애상적인 느낌의 소설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성북동으로 이사 온 `나`는 시냇물 소리와 쏴아 하는 솔바람 소리 때문에, 그리고 황수건이란 사람을 만나고부터 이곳이 시골이란 느낌을 받는다.
우둔하고 천진한 품성을 지닌 황수건은 아내까지 거느리고 형님의 집에 얹혀살면서 학교 급사로 일하던 중 일 처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쫓겨난다. 그는 현재 원(정식) 배달원이 떼어 주는 20여 부의 신문을 배달하고 월 3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 보조 배달원으로, 그의 유일한 희망은 원 배달원이 되는 것이다.
그는 `나`와 가깝게 지내면서, 집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우두(牛痘)를 맞지 말라, 개를 키우지 말라는 등 여러 가지 실속 없는 참견을 한다. 그러나 그의 순진한 성격을 아는 `나`는 그의 참견을 끝까지 받아 준다.
그런데 성북동이 따로 한 구역이 되었으나 원 배달은커녕 `똑똑치가 못하니까` 보조 배달원 자리마저 떨어지고 만다. 황수건은 `나`에게 하소연을 한다. `나`는 그의 처지가 하도 딱해서 참외 장사라도 해보라고 돈 3원을 준다. 한동안 그는 참외도 가져오고 포도도 훔쳐 오는 등 `나`의 집에 잘 들렀으나, 참외 장사도 실패하고 끝내는 동서(同壻)의 등쌀을 견디지 못한 그의 아내마저 달아난다.
어느 늦은 밤, 그는 달만 쳐다보며 서툰 노래를 부른다. 전에 볼 수 없던 모습으로 담배…
반면, 모자라고 무능한 사람은 도태된다고 하는 사실을 보여준다. {달밤}에서 주인공 황수건을 더 볼 수 없는데 대한 나의 그리움은 그런 사회의 무너짐에 대한 안타까운 표현이다. 그러므로 비록 보잘것없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이 세계에서 평등하게 살아 갈 수 있다고 하는 생명 사상이 이 작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가난하고 무식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채 현실에 투항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이 이태준의 단편소설 인물의 전형이 되고 있다. 이를테면 {달밤}의 황수건이 남기고 간 다섯 송이의 `은근한 순정의 열매`와 [손거부(孫巨富)]의 손서방의 우직한 부성은 `사회`속의 인간이라기 보다는 사회 속의 `인간`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참담한 현실의 제시나 묘사보다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가는 인물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참다운 사회 속의 인간을 만나게 된다. 이와 같은 작가의 애정어린 눈길이 인간적인 정이 사라져 가는 세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일제라는 시대적 압력과 그것이 빚어내는 고통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