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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자
한국의 정자는 정신적 기능이 강조 된 우리나라 고유의 건축물로 조선의 유학 영향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한다는 생활철학, 그리고 선종이 한국불교의 주류를 이루어 자연과의 동화가 생활화되면서 우리와 친숙해지게 되었다. 정자는 맑고 깨끗하여 부정이 없는 자연을 닮으려는 심성이 있는데, 이는 한국인들의 순수한 기질을 보여준다.
정자의 시작은 정확히 단정할 순 없지만 형태상의 특징으로 보아 그 염원을 고구려의 부경이라는 소창과 시골의 원두막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것은 고대부터 정자를 지을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이 있었던 것을 의미한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사륜정기’라는 옛 문헌에서 당시 정자의 기능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사륜정기’는 바퀴가 달린 정자를 만들어 필요한 도구를 실은 채 쉽게 옮겨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인데, 이 문헌의 내용을 살펴보면 시간이 한가해서 풍류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서 풍류를 즐기는, 즉 풍류를 즐기는 일이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빼놓을 수 없는 일과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내용에 스님이 등장하는 등 불교문화와도 연관이 있다. 또 위의 문헌에서 보면 손님과 주인은 사회적 지위나 개인의 취미와 교양, 학식 수준이 비슷한 동질 집단 구성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 문헌, 즉 ‘사륜정기’에서의 정자 기능은 수준 높은 상류층들이 멋과 생활 철학을 충족시켜준 건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생활 철학은 깊이 있는 학문을 기초로 한 것이며 자연의 섭리를 따르면서 자연인으로서의 주관의 확립에서 이룩되는 것이다. 그런 정자의 구체적인 계획을 살펴보면, 자연법칙에 준하고 그 자연의 순리를 이용하여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것으로 형이상학적인 이상은 현실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포시키고 있다.
고려 때 이 같은 철학적 사상이 깃든 정자의 기능은 식자와 지도자의 깊은 학문을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공간으로 자연, 사회, 학문, 생활이 융해 된 이상적인 건축물인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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