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나목(裸木)
1. 작품명 : 나목(裸木)
2. 작가 소개 : 박완서(朴婉緖, 1931~ )
경기도 개풍 출생. 서울대 국문과 중퇴. 1970년 「여성동아」의 여류 장편 소설 모집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의 소설 세계는, 중년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현실적인 감각으로, 6?25의 역사적 비극과 우리 사회의 물신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여성 해방의 올바른 방법에 대한 탐구에서 우리 근대사의 실상에 대한 면모를 잘 보여 주고 있다. 1980년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 문학 작가상, 1981년 `엄마의 말뚝`으로 이상 문학상, 그리고 1990년 <미망(未忘)>으로 대한 민국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나목>(1970), <도시의 흉년>(1975), <휘청거리는 오후>(1976),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1982), <미망>(1990),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1990),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 <아주 오래된 농담>(2000) 등이 있다.
3. 줄거리
주인공 이경은 한국 전쟁 중 서울 명동의 미8군 PX의 초상화부에 근무한다. 그녀는 자기 때문에 두 오빠가 폭격으로 죽었다는 죄의식이 있으면서, 동시에 두 아들을 잃고 망연자실한 상태로 살고 있는 어머니와 암울한 집안 분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최 사장은 우람하고 큰 중년의 사나이, 옥희도를 데려온다. 그러나 새로 온 옥희도는 환쟁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왜냐 하면, 환쟁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의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식구가 불었다는 압박감이 이경을 전에 없이 활기차게 만들었다.
환쟁이들이 서로 잡담하며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옥희도는 다른 환쟁이들과는 조금이라도 달랐으면 하는…
을 느끼고, 그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베풀고 싶어한다. 새해 들어 옥희도는 병이 나았는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옥희도는 가끔 기침을 했으나 저번 문병 갔을 때보다는 가벼운 편이었다. 옥희도는 다른 환쟁이들과 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경과 옥희도는 우연히 예전의 그 장난감 가게에서 만난다. 여기서 그를 만난 이경은 온종일 같이 있던 사람 같지 않게 그에게 새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응석 부리듯이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걸었다. 옥희도와 이경은 아무런 약속도 안 했으면서 매일 밤 어김없이 침팬지 앞에서 만났다. 눈이 몹시 온다던가 날씨가 유별나게 춥다든지 하면 완구점 앞의 구경꾼은 둘일 때도 있었다. 어느 날 태수는 형님과 형수님에게 색시감이 있다며 소개시켜 준다고 하고는 이경에게 양해를 구하고 같이 나갔다. 서로 대화를 하고 있는 동안 태수의 형님이 옥희도의 오랜 친구였다는 사실이 생각나자 거북해진 이경은 곧 일어서서 그 자리를 나온다. 이경은 태수와 팔짱을 꼈을 뿐, 서로의 마음이 화음을 이룬 적이 없는 사이라는 것에는 전혀 변화가 없음을 느낀다. 이경은 환상을 간직하고 있었다. 완구점 앞에서의 옥희도와의 만남이 그것이었다. 이경은 곧 태수와 그의 가족들과 있었던 일은 잊었다. 그냥 희뿌연 회색의 일부분일 뿐이었다. 이경과 옥희도는 매일 완구점 앞에서 그들의 `함께 있음`을 즐겼다. 그리고 이경은 옥희도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지만, 옥희도는 어울리는 사이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이보다는 어울리는 사이가 더 축복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며, 태수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옥희도는 진짜 화가가 되고 싶다고, 미치도록 그리고 싶다며 말하고는 며칠 동안 나가지 못함을 이경에게 말한다. 이경은 PX에 나오지 않는 옥희도를 찾아간다. 그녀는 옥희도의 집, 캔버스 위에서 하나의 나무를 보았다. 거의 무채색의 불투명한 뿌연 화면에 꽃도 열매도 잎도 없는 참담한 모습의 고목이 서 있었다. 화면 전체가 흑백의 농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