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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연인 서태후”를 읽고
동양적 사고에 의하면 여성은 다소곳하고 남성에 의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미덕일진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여성들에 대한 역사적 박해는 가혹하기까지 하다. 이런 가운데 서태후 또한 여성이라는 그 특수성을 전부 벗어날 수는 없었다.
헌데 연인 서태후를 보면 그녀는 참으로 고운 사람으로 나온다. 그녀가 벌인 지탄받을 만한 일마저도 연인으로서의 서태후의 모습에 작은 실수처럼 보여 진다. 독한 여자라고만 알았던 서태후를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니 인간이 보여주는 보이는 모습 속에 감추어진 또 다른 자신을 보게 되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중국 황실의 음모들, 그 속에서 가냘프지만 끈질긴 삶에의 욕구를 가진 여자가 서서히 환경에 적응하며 변해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
처음에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서태후 앞에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거 보고 좀 의아스럽게 여겼었다. 무소불위의 철권을 휘두룬 서태후가 애틋한 시절이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펄 벅`이라는 지은이가 주는 호기심도 작용하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들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애정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펄 벅의 대지 같은 책만 봐온 나로선 펄 벅이 이런 책도 썼나 싶을 정도로 그 분위기가 다른 책 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서태후는 청나라 말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실질적인 황제로 군림하면서 청나라의 멸망을 재촉한 사람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면보다는 서태후도 한명의 여인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며 주위의 상황이 그녀를 그렇게 몰고 갔다는 걸 보여 주는 책이다. 펄 벅은 이 책을 통해서 역사적인 판단이나 잘 잘못을 내리고 있지는 않다. 그저 서태후라는 여인에 대한 인…
있을 뿐이다. 그리고 서태후의 인간적이고 사랑을 갈망하는 평범한 모습을 주로 부각시키고 있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 지게 마련이라서 그런 입장에서 패자라면 패자인 서태후의 진면목이 많이 가려진 것이 사실이다. 서태후가 날카롭고 잔인한 면을 보인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면만 가진 것이 아닌 그녀도 남자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한 여인으로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펄 벅이 그리는 서태후의 모습은 무척이나 미화한 느낌을 받는다.
예쁘고 똑똑한 서태후가 40여 년이 넘는 중국근대사의 주인공으로, 청조의 말기의 무능력한 왕조를 이끌어 온 주인공으로 그려내고 있다. 과연 서태후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이 책을 보기 전에 역사적 발굴현장에 대한 책을 많이 낸 왜 난의 책?구룡 배의 전설?을 보면 서태후의 말기 피폐한 정치 상황에 대해 적나라하게 그려낸 모습은 펄 벅의 연인 서태후가 아닌 악녀 서태후로 비춰져 보인다.
우선 정치적 상황 자체가 후궁이었던 서태후를 권좌에 앉게 만들었던 당시 상황의 무능력이 서태후를 있게 한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였을 것이며, 서태후 개인적인 야망과 명석함이 권좌를 40년 넘게 지켜 왔던 이유도 될 것이다. 허나 결론적으로 청 왕조의 몰락과 외세의 침략을 받으면서 피폐한 민중의 삶에 과연 서태후는 어떤 영향력을 보여 주었으며, 다수의 삶의 질을 높였느냐가 지금 생각하고 판단하는 정치력의 판단 잣대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보면 서태후의 외모와 명석함, 임기응변, 집착하는 면에 대해 자세하게 보여 주고 있다. 여느 황후나 후궁과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찾고, 만들어가려 한다는 점은 당시 여자에 대한 선입견이나 사회적 관습을 벗어나 탁월함이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은 현대를 삶아 가는 지금의 상황에도 적용되는 내용이지만…… 어떻게 보면 남자 중심의 왕조이고 황제를 중심으로 한 맹목적이면서 충성을 강요당하는 사회 속에서 여자로서 권좌를 쥐고 유지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서태후 개인의 탁월함을 의심 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