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여자이야기
유동영, 허경민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어머니로 한 평생을 살아온 그네들의 주름 가득한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꼈다. 작디 작아 보이는 키, 한없이 굽어 보이는 허리. 그럼에도 웃고 있는 그네들의 모습. ??기막힌 여인 잔혹사??라고 박완서 님은 이야기하셨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체 결혼했고, 고달픈 시집살이가 자신의 운명이라고 체념하면서 살아온 그들의 모습은 행복도, 만족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은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이 마음 한 켠에 남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1920,30년대 태어나 우리 나라의 가장 어려웠던 시대를 살아가던 모든 이들의 삶이 담기어 있었다. 유별나게 고생했던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불과 나의 조부모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너무도 보편적인 이야기. 너무 낡아 찢어질까 두려운 책장을 넘기는 것 마냥, 나는 그렇게 그들의 삶을 훔쳐보았다. 그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 처럼, 하지만 그들은 단지 조금 더 먼저 그들의 삶을 시작했을 뿐, 나와 같은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것일까. 급격한 사회의 변화, 하지만 그들의 삶은 그 빠르고도 더딘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화를 겪지 않은 듯 했다. 마치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 갇히어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 마냥, 처음부터 지금의 쪼글쪼글한 피부를 가진 할머니의 모습으로 살았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익숙치 않은 지명을 가진 그 어느 곳에선가 여전히 민속촌에나 있을 법한 아궁이로 밥을 지으며 사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아이 낳지 못하는 집의 작은 며느리가 되어버린 이, 남들이 미쳤다 이야기하는 적을 알 수 없…
익숙치 않은 지명을 가진 그 어느 곳에선가 여전히 민속촌에나 있을 법한 아궁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