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사림의 대두

색을 가졌다. 따라서 이들의 입장은 고려 말의 전제개혁을 반대하고 역성혁명을 반대하였던 온건개혁파 사대부들의 입장과 상통하는 바가 있었다. 게다가 사림들 중에는 온건개혁파의 학문이나 혈통을 계승한 것으로 자처하는 이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화를 주도한 것은 영남의 사류들이었다. 영남지방은 상경화(常耕化)와 이앙법 등 선진적 농업기술에 기초한 경제적 토대가 건실했고, 이 지방에 은거한 온건개혁파를 중심으로 서재 등을 통한 성리학적 교육의 토대가 다른 지역보다 앞섰기 때문이었다.
사림의 중앙정치의 진출은 세종대부터 일부 조짐이 있었으나 세조의 등장으로 위축되었고, 성종대에 들어서 본격화되었다. 성종 초기에 이미 김종직(金宗直, 1431～92년) 등이 중앙에 진출하고 있었으나 홍문관(弘文館)의 형성을 계기로 구체화되었다. 성종은 훈구대신들이 정치의 주도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1478년(성종 9)에 예문관(藝文館)에서 홍문관을 분리하였다. 이어서 홍문관으로 하여금 경연(經筵)을 담당하게 하여 그 기능을 강화하였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지방의 사림들을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성종 9년부터 19년까지 홍문관에서 활동한 사림파는 김맹성(金孟性), 김흔(金), 양희지(楊熙止), 조위(曺偉), 김종직, 이인형(李仁亨), 유호인(兪好仁), 최부(崔溥) 등이었고, 김심(金諶), 이인형 등이 대간(臺諫)으로 활동하였다.
사림은 언론에 진출하면서 홍문관의 언관화(言官化)와, 이를 통한 언론의 강화를 이룩하여 언론을 사림진출의 권력기반으로 삼으려 하였다. 홍문관이 언관화되는 성종 20년쯤부터 사림의 홍문관 대간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성종 20년 이후 사림들의 삼사(三司) 관원을 통한 활동이 확대되었고, 사림들은 주로 삼사(三司)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이념을 표출해갔다. 홍문관의 언관화 이후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戊午士禍) 직전까지 홍문관원으로 활동한 사림계 인물은 강경서(姜景), 김심, 권오복(權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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