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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시가 우리의 현실 내지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시 쓰기, 시 읽기를 “사춘기 소녀의 한때의 낭만”으로 보려 한다. 이것은, 시 쓰기를 무슨 “고상한 예술가”의 지적 특권으로 여기며 난해한 단어와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즐기는 일부 시인들에게는 “대중의 무식함, 천박함” 때문인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실은 근본적인 이유는 시 쓰기를 시인의 전문적 독점기능으로 만들어 버리고 또한 시 읽기를 암호해독으로 만들어 버린 “귀족시인”들의 엘리트 의식과 그것을 조장, 대중들의 열등의식을 심화하여 불균등한 사회구조를 유지시키려 하는 지배집단의 의도에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에게 있어서 시란 외래어와 이상한 한문으로 뒤범벅이 된 난해한 문장의 나열이거나 아니면 “낙엽, 꿈, 구름, 폐허, 고독”에서 시작해서 “아! 아!”로 끝나는 사춘기 소녀의 감상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독자를 주눅들게 만드는 난해시와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적인 세계를 동경하며 낭만을 즐기려는 자기 만족적인 시의 허구성을 깨며 등장한 것이 바로 70년대, 8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