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외문제에 있어서 대통령 의회 법원의 법적 권한 관계

국가기관 사이의 권한관계는 고도의 정치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더구나 그것이 대외문제에 관한 것일 때에는 정치성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 상례이다. 미국역사상 대외문제에 관한 법적 논의가 언제나 경시되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헌법의 제정 당시, 대외문제에 관한 논의는 중요한 토의대상이었으며, 해밀턴과 매디슨의 논쟁에서 보는 것처럼 헌법제정 이후에도 이 문제는 주요논쟁의 대상이었다. 월남전을 계기로 대외문제에 관한 법적 논의는 새로운 양상을 갖게 된다. 월남전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결정과정상에 나타난 특징적 현상의 하나는 이른바 의회적극주의로 표현되는 새로운 권력균형관계의 형성이다. 1973년 월남전 휴전협정을 전후로 미국의회는 종래 대통령의 수중에 사실상 독점되어 왔던 대외문제에 관한 권한을 의회의 것으로 재주장하게 된다. 그 구체적 표현은 개별적인 여러 대외정책상의 문제에 대해 입법권이나 특히 세출의결권의 행사를 통해 의회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데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이보다 더욱 중요하고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대외정책의 형성과 수행에 있어서의 절차적 측면에 관한 구조적 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