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첫째, 전전의 일본 재벌과 오늘날 한국의 재벌은 많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기업지배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특히 일본 재벌의 가족(동족)의 소유·지배구조 그리고 전문경영인의 역할 등을 살펴 볼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 우리는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부 주도의) 재벌 개혁 논의는 그것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나라의 재벌은 그 합리성에서 해체 직전의 일본 재벌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자 한다. 둘째, 점령군의 재벌 해체의 구체적 정책을 보면 어떤 것은 그 의도대로 관철되었고, 어떤 정책은 의도가 관철되지 않았다. 점령군의 재벌 해체 정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재벌의 「특권적 형태」의 해체(즉 인적 및 물적 지배의 연쇄관계의 단절)와 경제력 집중배제(독점적 대기업의 지배력 배제조치)이다. 이 가운데서 전자는 철저하게 추진된 반면, 후자는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말하면 전자의 정책은 일본 자본주의의 구조변화(국가자본주의적 재편)라는 역사적 흐름에 합치한 반면에, 후자의 정책은 이미 고도의 독점자본주의 단계에 도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