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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여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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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사막의 능선을 본적이 있는가. 발자국을 남기려고 밟고 또 밟아도 한없이 유동하는 모래 덕에 찍어둔 발자국은 힘없이 부스러져 버린다. 모래는 인간이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8mm의 모래알들은 인간의 힘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능은 자신들의 힘을 넘어선 것에 이끌린다. 해서 총총한 모래 바다를 이룬 사막의 형태는 더없이 매혹적이다. 사막의 형태. 그 물결치듯 이루어진 사구의 능선은 매끈한 여인의 실루엣을 닮았다. 능선의 굴곡마다 드리워진 짙은 음영은 감미로운 에로스를 풍긴다. 그러나 이 에로스는 현실로 돌아오는 왕복표를 가진 자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아베 코보는 안타깝게도 한 남자에게 왕복표가 아니라 편도표를 쥐어줬다. 남자는 사막을 벗어나면 자신의 체험을 직접 적어볼 작정이다. 그 제목은 '사구의 악마' 혹은 '개미지옥의 공포' 쯤으로 생각 중이다. 편도표를 쥐고 있는 남자에게 사막이란 바로 개미지옥 같은 공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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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ist : 2009-08-24
Update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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