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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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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소위 진리를 사랑하고 인식을 추구한다는 젊은이들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은 사람 가운데 하나가 전혜린일 것이다. 책 앞에, 이어령은 그 특유의 과장된 레토릭을 동원하여 최상급의 찬사를 헌정했고, 김남조는 열렬한 추도시를 발표했었다. 그 여자의 글을 사랑한다는 것은 뜨겁고 명징한 삶, 총명한 지성과 강렬한 생명감이 결합된 삶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므로, 사람들은 자기가 속물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그 여자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시해야 했을 것이다. 내가 처음 전혜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도 중3 때 한 국어선생의 닭살스런 극찬을 통해서이니, 이 여자를 둘러싼 당시 독서가의 분위기가 말한 바와 크게 엇나가진 않을 듯하다. 아니, 이 분위기는 2002년, 지금도 여전한 듯하다. 다만, 전혜린이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 것일 뿐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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