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의 작품 세계] 하성란의 작품 세계 분석

5. 조각퍼즐 맞추고, 꿈과 현실의 경계선 허물기 ‘루빈의 술잔’의 특징은 남자와 여자로 대칭되는 두 인물들을 축으로 마치 조각퍼즐을 맞추듯 장면장면 펼치며 사건이 전개된다, 는 것이다. 한 편의 소설은 방 안에 제멋대로 펼쳐놓은 한 편의 퍼즐용 그림조각 같다. 숨가쁘게 전개되는 현재형 문장을 좇아가며 그 조각들을 힘겹게 짜맞추어야 한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다소 불안전한 의미소의 그림 한 조각이 다소 불완전한 의미소를 품은채 짜맞추어져 있게 된다. 주민등록 번호가 같은 두 여인의 삶을 보여주는 중편 '루빈의 술잔'은 불완전 하지만 삶을 절뚝이며 살아가는 두 여자의 삶이 둘이면서도 하나인 듯 펼쳐진다. 중편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과의 랑데뷰'에는 청소용역에서 일하는 여자가 나온다. 그녀는 곧잘 사무실 창문 밖으로 번호를 먹여 낙옆을 날려 보낸다. 낙옆에는 그녀를 현재에서 구출해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들이 들어있다. 그 창문 밖 맞은 편 빌딩으로 역시건강 보조기구 판매 회사에 다니며 등골이 휘게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 그 둘은 빌딩 광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어긋나거나 비껴가며…(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