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호 카르펜티에르 : 경이로운 현실에서 바로크로

혁명 이후 카르펜티에르는 카스트로 지도노선과 사회주의 이념에 충실하면서 적극적으로 혁명사업에 참가한다. 국가위원회 부위원장과 국립출판사 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1968년부터 프랑스 주재 대사관의 문화담당 외교관으로 있으며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1980년 세상을 뜬다. 후기 카르펜티에르의 소설은 중남미 역사와 예술의 기원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놓지 않으면서 여기에 패러디와 유머적인 요소가 가미되는 경향을 보인다.
1974년 그는 『방법에의 회귀』와 『바로크 콘서트』라는, 분량이나 내용에서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두 권의 소설을 낸다. 『방법에의 의지』라는 제목은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패러디한 것이다. 카르펜티에르가 보기에 중남미는 가장 덜 데카르트적인 대륙이며 이성보다는 맹목적 열정이 앞서는 곳이다. 로베르토 곤살레스 에체바리아는 이 소설에서 그가 빌리는 역사철학이 순환적인 역사관을 지닌 슈펭글러의 사관으로부터 역사성을 무시하지 않는 나선적인 역사성을 지닌 비코의 역사관을 채택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역사는 소수의 권력자들의 역사가 아니고 다수의 삶을 기록한 민중의 역사라는 점에서 데카르트적…(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