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형벌

Ⅱ. 범죄와 형벌

이러한 범죄와 형벌의 불행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범죄와 형벌의 의미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며, 이는 「형법」이라는 법제도의 의미와 그 기능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1. 범죄와 실질

서구사회에서도 계몽주의적 정치사상과 근대법이 성장하기 시작한 18세기를 넘어 들어와서야 비로소 오직 「사회에 유해한 행동」만을 범죄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가. 권리침해

자유의 이익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에 귀속된 자유의 몫을 넘어서 다른 사람 몫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의 향유가 아니라 위법한 권리의 침해가 된다. 근대형법의 임무는 바로 그런 권리침해를 형벌로 제재함으로써 모든 시민에게 자유(권리)를 공평하게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여기서 자유(권리)는 형법이 보호해야 할 법익이 됨을 알 수 있다.

나. 규범의 효력

범죄행위의 권리침해가 일반적으로 불법행위의 그것보다 언제나 중대한 경우인 것만도 아니다. 양자의 차이는 규범과의 관련성에 있다. 범죄는 권리와 자유를 서로 존중하라는 기본적인 요청을 담고 있는 형법 규범을 일탈한 행위…(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