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조봉암의 사상

조봉암은 1954년 3월에 집필을 끝낸 『우리의 당면 과업 : 대(對)공산당 투쟁의 승리를 위하여』라는 소책자 권대복, 진보당, 1985, 394-430면.
를 출판하면서 평화통일론을 제창함과 아울러 자신이 추구할 정치노선을 제시했다. 이 글이 쓰여진 시기가 한국전쟁 직후 이승만 정권의 반공 이데올로기 공세가 극한 상황에 이르던 때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식 민주주의 신봉자의 반공논문 같은 문구를 사용하였지만, 그 속에서도 조봉암의 진정한 정치 노선이 살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정치 노선의 가장 중요한 핵으로서 ‘평화통일론’ 조심스럽게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히 이 시기는 이 대통령의 무력통일론 또는 북진통일론만이 받아들여져야 하고 그 의 통일론은 철저히 배척되거나 금지되던 흑백 논리적 통일론의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봉암이 무력 통일에 반대하고 평화통일과 통일 후에 공산당을 정당으로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52년 제2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조봉암은 전체 유효투표의 11.45%를 획득하였고, 이에 고무된 그는 1955년 혁신계 인사들과 함께 진보적인 대중정…(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