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곡

3) 미의식
<유구곡>이 <벌곡조>와 동질적 차원에서 지어진 것이라는 전제에서 미의식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이 작품에서 ‘현실적인 것’은 비둘기는 겁이 많아 뻐꾸기처럼 잘 울지는 못하면서 그것처럼 울기를 좋아한다고 말만 앞세우는 현실을 비꼬는 것이고, ‘이상적인 것’은 비둘기도 뻐꾹새처럼 잘 울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비둘기를 당시의 권력 있는 신하들로 보면 중신들이 아첨하는 말만하는 현재에 대하여, 비둘기처럼 연약과 온순의 가장 없이 오히려 爲國血啼하는 뻐꾹새와 같은 신하는 이상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희극미”가 구현된다.

< 문학적 가치 >
<유구곡>이 예종의 작이라는 전제하에서 박성의 님은 짧은 노래로 순박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몇 마디 안 되는 말 속에 천고의 함축미가 담긴 노래라고 하였고, 박병채님은 비둘기와 뻐꾸기가 내는 천연의 울음소리를 공명시킨 수작이라고 하였으며, 권영철님은 상류적 우아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 이 모두는 비둘기 울음의 陰鬱性과 전래설화가 내포하고 있는 님을 향해 절규하는 뻐꾸기 울음의 애절성을 비교한 것으로, 박성의님은 구조의 단순성과 子規의 전설을…(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