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문학 작품에 대한 이해

한마디로 윤직원 영감은 못할 말을 함으로써 독자의 의식에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충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풍채와 신분과 나이에 어울리는 어법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은 일종의 사회적 규범으로, 그 사회의 언중이라면 누구나 따라야 하는 규칙이다. 그런데 윤직원은 그러한 규칙의 반대 방향으로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나만 빼고 어서 망해라”하는 부분, 그가 살고 있는 시대를 가리켜 ‘태평천하’라고 의미규정하는 부분, 시아버지로서 며느리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하는 것 등은 의미가 전도된 세계상의 지적이며 동시에 그러한 세계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의 주제를 형상화한 언어기법이라는 의미를 띤다. 따라서 작중인물의 특성을 드러낸다는 일차적인 기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구조와 사회의 구조를 상동적관계로 설정하는 형상화의 방법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이는 작중인물의 심리를 통해 사회구조를 형상화하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일상적인 언어 운용에서도 그러하지만, 어떤 사람이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격이 부여되어야 한다. 우리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사실이라고 하면 어느 누구라도, 어느 누구에게라도,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