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어딘가 어색한 듯한 그림들, 똑같은 얼굴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 집들의 규칙적인 모양 속에서도 각기 다른 규칙을 가지고 있는 장자끄 샹빼의 그림책들을 접하게 된 것은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조금씩 싸늘해지는 가을 날씨에 상빼의 책들은 따스한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두 아이가 등장합니다. 언제 어느 때라도 얼굴이 빨개지는 마르슬랭과 감기가 걸린 아이처럼 끊임없이 기침을 하는 르네가 바로 그 아이들입니다. 처음에 이 둘은 서로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지냅니다. 마르슬랭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항상 얼굴이 빨개지는 특징을 가집니다. 날씨가 추운 겨울이어서 다른 아이들은 추위로 인해 새하얗게 변한 얼굴인데 비해 마르슬랭은 혼자서 더운 것처럼 빨간 얼굴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