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인가

2. 악법도 법이기에 지켜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소크라테스를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는 왜 탈출하지 않았을까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읽어보면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라고 주장한 적이 없으며 그것은 독재정권에 의한 조작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가 그러한 주장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악법도 법이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소크라테스를 떠올리는 걸까?
정말로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통하여 시민의 무조건적인 법규 준수 의무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해석상 논란의 소지가 많은 소크라테스보다 명확하고 강력한 입장을 가진 누군가를 인용하는 게 더 설득력 있는 게 아닐까? 우리 나라에서 소크라테스는 법질서의 수호자이자 시민의 무조건적인 준법 의무를 강조한 철학자로 인식되어 왔다. 더군다나 소크라테스는 단순히 철학자가 아니라 인류의 스승으로서 추앙의 대상이 되어왔기 때문에 내용상의 애매함이 있다하더라도 ‘누가’ 그런 말을 했는가 하는 사실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예들 들어 ‘적당량의 알코올 섭취는 신체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일반인이 말했을 때 보다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