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정신의 삶』

“악행은 ‘근본동기들’에서가 아니라 ‘의지를 촉발시키는 동기들이 부재한 상황’ 때문에 일어난다.” 라는 구절에서 나는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악행은 생각이 없을 때에 일어나는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을 내 자신에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각을 하고 저지른 악행은 과연 악행이 아닌 것인가? 라는 질문이 생겼다. 시시콜콜한 악행(?)일지라도, 예를 들어, 어머니와 잠깐의 말다툼이 있을 때에는 , 일단 나는 내 자신의 이성을 잃고 어머니에게 대들고 화를 내고는 바로 방문을 크게 닫곤 한다. 그리고는 혼자 후회를 하는 것이다. ‘아. 내가 왜 그랬을까’ 내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용서를 빌어야하나’식으로 말이다. 말다툼을 할 당시에는 생각이 없다. 단지, 나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서 다짜고짜 내 말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는 행위, 그것은 곧 사유의 행위인 것이다.
하지만 다른 예로, 어떤 카드빚을 많이 가지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가족들을 생각하고 생각하다, 결국 어렵게 내린 결정이 ‘절도’ 였다면, 이것은 과연 악행이 아닌것인가? 잠시나마 서서 이런 저런…(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