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슬픔의 망탈리테

고양이 학살이 노동자들에게 재미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부르주아’에게 반격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고양이 울음소리로 괴롭힘으로써 그들은 ‘부르주아’로 하여금 고양이를 학살하도록 위임하게 부추겼고, 그를 상징적으로 재판에 회부하여 불공정한 경영을 이유로 단죄하였던 것이다. 또한 그들은 여주인이 가장 아끼던 그리스를 죽임으로써 실지로 여주인을 마녀라고 기소했으며, 고양이 학살을 샤리바리로 변형시킴으로써 여주인에게 성적으로 모욕을 줌과 동시에 남편을 오쟁이 진 사람으로 조롱할 수단으로 작용하게 하였다.
즉, 그리스의 등뼈를 강타함으로써 그들은 주인의 아내를 마녀이자 동시에 음란한 여자라고 부른 것이었고 동시에 주인을 속고 있는 남편인 바보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이중적인 장난-말이 아닌 행동으로 전달된 환유적 모욕-은 어느 정도 학식이 있었던 인쇄소의 견습공들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근세 초의 축제는 모의재판과 처형으로 끝이 났는데, 그와 비슷한 의식으로 고양이를 처형함으로써 견습공들은 ‘부르주아’가 유죄라고 선언한 것이다. 인쇄공들에게 있어서 ‘부르주아’들의 죄는 견습공들을 …(생략)